2026년 08월 27일 (목)

식도암 로봇수술, 개흉보다 출혈 적고 사망위험 20% 낮아

삼성서울병원, 1만3608명 분석⋯5년 생존율 64% vs 55%, 흉강경과 장기 생존 차이 없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사진=삼성서울병원

식도암 수술은 환자 부담이 큰 수술로 손꼽힌다. 가슴과 배 부위를 모두 수술해야 하는 데다, 암이 생긴 식도를 제거한 뒤 위나 장을 이용해 음식이 지나갈 길도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도암 수술을 로봇으로 받은 환자는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 환자보다 수혈이 필요한 출혈이 적고 장기 사망위험도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흉강경을 이용한 기존 최소침습수술과 비교하면 장기 생존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삼성서울병원은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박준범 전공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이 2010~2023년 식도암으로 식도절제술을 받은 환자 1만3608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

식도암 수술법의 연도별 변화(2010~2023년). 한국 식도암 수술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개흉 수술은 감소한 반면 기존 최소침습수술과 로봇수술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래프=삼성서울병원

개흉 6582명·흉강경 4097명·로봇 2929명

식도암에서 수술은 완치를 목표로 할 때 중요한 치료법 가운데 하나다. 과거에는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이 주로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작은 절개창을 통해 흉강경이나 로봇 기구를 넣는 최소침습수술이 늘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는 개흉수술 환자가 6582명으로 가장 많았다. 흉강경 등 기존 최소침습수술은 4097명, 로봇수술은 2929명이었다.

세 집단의 결과를 단순히 나란히 놓고 비교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나이와 성별, 동반질환, 수술 전 치료 여부는 물론 의료기관 유형과 병원별 식도암 수술량까지 고려했다.

그 뒤 조건이 비슷한 환자끼리 맞춰 로봇수술과 개흉수술은 각각 1713명, 로봇수술과 기존 최소침습수술은 각각 1162명을 비교했다.

먼저 출혈에서 차이가 났다. 수혈이 필요할 정도의 출혈은 로봇수술 환자의 23.6%에서 발생했다. 개흉수술 환자는 32.5%를 기록했다.

흉강경 등 기존 최소침습수술과 비교해도 로봇수술 쪽에서 출혈이 적었다. 출혈 비율은 로봇수술 27.9%, 기존 최소침습수술 33.6%였다.

개흉수술보다 전체 사망위험 20% 낮아

장기 생존에서도 개흉수술과 차이가 확인됐다.

5년 생존율은 로봇수술 64%, 개흉수술 55%로 나타났다. 환자와 병원의 여러 특성을 보정한 뒤 전체 사망위험을 따져보니 로봇수술 환자가 개흉수술 환자보다 20% 낮았다.

다만 이 결과를 ‘로봇수술이 다른 모든 수술보다 생존에 유리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로봇수술이 장기 생존 측면에서 갖는 이점은 개흉수술과 비교했을 때 확인됐다. 흉강경수술과 비교해서는 전체 사망위험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대신 수술 직후 회복에서는 로봇수술이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입원기간과 중환자실 재원기간이 더 짧았고, 수혈이 필요한 출혈과 수술 후 90일 이내 사망률도 낮았다.

식도암 수술 방법에 따른 장기 생존율 비교. 5년 생존율은 로봇수술과 개흉수술 비교 시(A) 각각 64%, 55%였으며, 로봇수술 환자의 전체 사망 위험은 개흉수술 환자보다 20% 낮게 관찰됐다. 로봇수술과 기존 최소침습수술 비교 시(B)에는 장기 생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래프=삼성서울병원

수술비 비싸지만 장기 비용 따져보니

로봇수술은 장비와 전용 기구 가격이 비싸 초기 비용 부담이 크다.

연구진은 이런 비용까지 포함해 경제성도 따져봤다.

분석 결과 로봇수술은 개흉수술이나 기존 최소침습수술보다 삶의 질과 생존기간을 함께 반영한 ‘질보정생존연수(QALY)’가 높았다. 재발과 합병증 등을 반영해 장기 치료비를 추정했을 때는 비용효과성도 더 유리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는 모든 환자의 향후 의료비를 실제로 5년 동안 관찰해 합산한 결과는 아니다. 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이후 치료 과정과 비용을 추정한 경제성 분석이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흉강경과 장기 성적은 아직 연구마다 달라

해외에서도 로봇 식도절제술과 흉강경수술을 직접 비교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란셋 위장병학·간장학(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발표된 중국 6개 병원 연구는 절제가 가능한 식도 편평세포암 환자 362명을 로봇수술과 흉강경수술에 무작위로 배정했다. 5년 전체 생존율은 로봇수술 69.4%, 흉강경수술 56.2%로 나타났다.

다만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은 로봇수술이 흉강경보다 뒤떨어지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로봇수술이 더 낫다는 분석은 탐색적으로 이뤄진 만큼, 이 결과 하나만으로 생존상 우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른 결과도 있다. 올해 《외과종양학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에 발표된 일본 6개 병원 연구에서는 조건이 비슷한 환자 268명을 비교했을 때 5년 전체 생존율이 로봇수술과 기존 최소침습수술 모두 66%였다.

로봇수술 환자는 성대 움직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반회후두신경 마비가 22%로 기존 최소침습수술의 34%보다 적었지만, 장기 생존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사진=삼성서울병원

이번 삼성서울병원 연구 역시 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관찰연구라는 한계가 있다. 환자와 병원 특성을 통계적으로 최대한 맞췄지만 암 병기와 세부 병리 특성, 재발 여부 등 건강보험 청구자료만으로는 충분히 알기 어렵다.

로봇수술 자체가 사망위험을 낮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의 실제 진료현장에서 대규모 환자를 장기간 분석해 수술법에 따른 차이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단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한국 진료환경에서 로봇 식도절제술의 임상적 가치를 전국 단위 자료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보다 상세한 암 병기와 재발 정보가 결합된다면 환자에게 보다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용 교수는 “식도절제술은 흉부와 복부를 함께 다뤄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라며 “환자의 회복과 장기 예후를 높이려면 수술의 정밀도뿐 아니라 수술 전후의 체계적인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도 의료진의 경험과 병원의 진료 인프라가 함께 뒷받침돼야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는 2023년 전용 다빈치 수술로봇을 도입했고 지난해 로봇수술 누적 1000례를 넘어섰다. 올해는 폐암·식도암 수술용 최신 기종인 ‘다빈치5(DV5)’와 하나의 절개창을 이용하는 단일공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SP(Single Port)’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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