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탕 대신 널리 쓰이며 충치 예방과 다이어트의 대명사로 통하던 대체 감미료 ‘자일리톨(Xylitol)’이 심장마비·뇌졸중 등 심혈관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 연구팀은 1만 77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전향적 관찰 코호트 연구)에서 핏속 자일리톨 수치(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캐나다 노화 종단 연구(CLSA)’와 ‘유럽 암 전향적 조사(EPIC)-노퍽’ 코호트(동일집단) 참가자들의 혈액 내 대사물질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핏속 자일리톨 수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급성 심근경색(심장마비), 뇌졸중 및 사망 위험이 57%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령, 성별, 흡연 여부, 고혈압, 당뇨병, 지질 수치 등 기존 위험 인자를 모두 보정한 결과다.
연구팀은 “6년간 추적 관찰한 CLSA 코호트에서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상위 25%에 속한 사람들은 하위 25%에 속한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장 30년간 추적 관찰한 EPIC-노퍽 코호트에서도 핏속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병 발생 위험이 18%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두 코호트에서 모두 혈중 자일리톨 농도가 짙어질수록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비례적으로 높아지는 ‘용량 의존적’ 관계가 확인됐다.
자일리톨은 몸 속 포도당 대사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미량 생성되기도 한다. 시판되는 무설탕 껌, 다이어트 식품, 음료 등에 설탕 대체재로 첨가될 때는 천연 생성량보다 1000배 이상 농도가 높은 자일리콜이 쓰인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자일리톨이 혈액 응고를 맡는 혈소판의 활성을 높여 혈전(피떡)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혈관 안에 엉겨 붙은 혈전은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을 막아 돌연사를 부를 수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인공 감미료는 설탕보다 건강에 좋다고 여겨져 널리 쓰이지만,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 결과는 자일리톨의 심혈관 안전성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바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자일리톨을 제품에 첨가되는 양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 연구 결과(Xylitol may increase the risk of cardiovascular events)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고 미국 과학진흥협회 포털 ‘유레카얼럿’이 소개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자일리톨이 든 치약이나 가글을 쓰는 것도 위험한가요?
A1. 치약이나 구강청결제는 사용 후 바로 뱉어내기 때문에 체내 흡수량이 극히 미미해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번 연구에서 지적한 위험은 음식물과 음료 등을 통해 체내로 다량 흡수되어 혈중 농도를 높이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Q2. 당뇨병 환자나 다이어터는 자일리톨을 완전히 끊어야 하나요?
A2. 무조건 전면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무설탕’이라는 문구만 믿고 과식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가공식품에 첨가된 대체 감미료는 천연 상태보다 1000배 이상 고농도인 경우가 많으므로 가공식품 의존도를 낮추고 물과 신선한 자연식품 위주로 식단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3. 심혈관병 고위험군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3.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환자나 심혈관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가공식품 구매 시 원재료명을 꼼꼼히 확인하고, 자일리톨 등 대체 감미료가 다량 함유된 제품을 한꺼번에 과량 섭취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