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채집하는 중국인들이 잇따라 목격되면서 서울시가 ‘채취 금지’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일대에 매미 유충 채취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했다.
지난해 샛강생태공원에서 중국인이 큰 통을 들고 매미 유충을 집단적·반복적으로 채집한다는 민원이 접수된 데 따른 조치다.
비슷한 모습은 다른 지역에서도 포착됐다. MBC 보도에 따르면 청주 무심천에서는 해가 진 뒤 여러 명이 손전등을 비추며 나무와 풀숲을 뒤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남성은 잡은 매미 유충을 비닐봉지에 계속 주워 담기도 했다.
도대체 매미 유충에 어떤 영양과 맛이 있길래 여름밤 대량 채집에 나서는 걸까.
中에선 ‘여름 별미’ 매미…하루 7kg 잡아 40만원 벌기도
저장성 남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매미 울음소리는 더 이상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다. 바로 ‘식사를 알리는 나팔소리’다.
저장성에서 산림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인 리수이(丽水)에서는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즈랴오 ·知了)를 식탁 위에 올린다. 여름철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리수이 문화관광(丽水文旅)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1990년대부터 매미를 먹는 문화가 확산했다. 현재는 고급 호텔부터 일반 식당까지 매미 요리를 판매할 정도다. 현지에서는 ‘매미 없이는 잔치가 안 된다(无蝉不成宴)’는 말까지 나온다.
조리법도 다양하다. 매미를 바삭하게 튀긴 뒤 소금과 산초 등을 섞은 양념을 뿌리는 ‘자오옌 즈랴오(椒盐知了)’, 매콤하게 볶는 ‘바오차오 즈랴오(爆炒知了)’, 쯔란을 곁들인 ‘쯔란 즈랴오(孜然知了)’ 등이 있다.
제철 별미로 인기가 높다 보니 매미 채집은 짭짤한 부업거리가 되기도 한다. 리수이 문화관광은 리수이 출신의 한 남성이 항저우에서 하루 동안 매미 약 6~7.5kg을 잡아 약 2000위안(한화 약 41만원)을 벌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성충만 먹는 게 아니다…中 북부선 매미 유충도 ‘여름 별미’

중국에서 식탁에 오르는 것은 날개 달린 성충만이 아니다. 산둥성을 비롯한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땅에서 올라와 우화를 앞둔 매미 유충을 ‘즈랴오허우(知了猴)’라고 부르며 여름철 별미로 즐긴다.
중국 산둥 지역매체 하이바오신문(海报新闻)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여름밤이면 남녀노소가 손전등과 플라스틱병을 들고 공원과 강변, 숲으로 나가 매미 약충을 잡는다. 매미 약충 채집이 하나의 여름철 풍경이 된 셈이다.
유충 역시 조리법이 다양하다. 소금에 절인 뒤 기름을 두른 팬에서 눌러가며 노릇하게 지지는 ‘젠진찬(煎金蝉)’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매콤하게 볶은 매미 유충(辣爆知了猴), 매미 유충 달걀볶음(知了猴炒蛋) 등이 있다.
매미 유충은 단백질과 여러 아미노산 등을 함유한 식용곤충이다.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우면 외골격은 바삭해지고 내부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조리 과정에서 아미노산과 당이 열을 받아 일으키는 ‘마이야르 반응’도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영양가가 높다고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26년 국제학술지 《푸드 케미스트리(Food Chemistry)》에 따르면 매미에는 트로포미오신과 아르기닌키나아제 등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이 존재한다. 특히 트로포미오신은 새우·게 등 갑각류의 주요 알레르겐이기도 해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교차 알레르기 반응에 주의해야 한다.
식용 목적으로 사육·관리된 곤충과 공원이나 야산에서 직접 채집한 야생 곤충도 구분해야 한다. 야생 개체는 어떤 환경에 노출됐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식품으로서 안전성이 관리된 것도 아니다.
곡식도 탐하지 않는다는 매미의 ‘오덕’…정작 사람이 탐해서야
예부터 매미는 단순한 곤충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중국에서는 매미가 문(文)·청(清)·염(廉)·검(儉)·신(信)의 다섯 가지 덕목을 갖췄다고 여겨 이를 ‘오덕(五德)’이라 불렀다.
그중 ‘염(廉)’은 매미가 사람이 기르는 곡식을 탐하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됐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 청렴함을 작은 곤충에게서 발견한 셈이다.
매미를 먹는 식문화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생태공원에서 허가 없이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채집하는 것은 식문화와 별개의 문제다. 곡식 한 톨 탐하지 않는다는 매미를 사람이 욕심내 쓸어가는 모습은 역설적이다. 매미에게서 가져가야 할 것은 맛있고(?) 몸에 좋은 유충이 아니라, 어쩌면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 염(廉)의 덕목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