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0일 (목)

허리통증 40세男…골반에 ‘손가락뼈’가 있다니, 무슨 일?

정밀검사에서 기형뼈 ‘골반 지골’ 진단받아...축구 하다 골절상 입은 14세 소년도 같은 기형뼈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남성이 일을 하다 허리 통증으로 잠시 쉬고 있다. 골반위 엉덩뼈(장골) 가까운 곳에 손가락뼈나 갈비뼈와 비슷한 선천성 기형 뼈(골반 지골)가 발견된 2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 기형 뼈는 오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극심한 허리통증(요통)으로 병원을 찾은 40세 남성은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요추(허리뼈)와 천장관절(골반 부위 관절)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뜻밖에 몸속에서 이상한 물질이 발견됐다. 골반의 오른쪽 엉덩뼈(장골) 가까운 곳에, 손가락처럼 길쭉하게 뻗은 뼈 한 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환자의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직근)이 뼈를 물고 떨어져 나가는 손상(박리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정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해당 뼈는 매끄럽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수 부종이나 주변 연부조직의 염증 반응은 전혀 없었다. 의료진은 통증의 원인이 허리의 퇴행성 변화였고, 골반 속 뼈는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기형뼈라고 판단했다.

축구를 하다 발가락을 다친 14세 소년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 환자는 발가락 골절 치료를 받고 2주 뒤 외래 진료를 받던 중, 오른쪽 엉덩이가 뻐근하다고 호소했다. 골반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오른쪽 골반뼈 옆에 가늘고 긴 뼛조각이 있었다. 운동 하다 다친 적이 있어 인대나 근육이 뼈를 뜯고 나간 골절(박리 골절)로 딱 오인하기 쉬운 상황이었다.

소년의 뼛조각은 통증에 비해 컸고 표면이 잘 둘러싸여 있었다. 이상한 생각이 든 의료진은 정밀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다. 그 결과 골반을 이루는 엉덩뼈의 가장자리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위(장골극)를 따라 2.4cm×1.5cm 크기의 L자형 뼛조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의 연부 조직과 관절은 모두 정상이다. 이 구조물도 부러진 뼛조각이 아니라 선천성 기형뼈였다.

카타르 ‘하마드 메디컬 코퍼레이션 알 와크라 병원’ 연구팀은 이들 40세 남성과 14세 소년의 몸속에 조용히 숨어 있던 기형 뼈는 ‘골반 지골(골반 손가락뼈·Pelvic digit)’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선천성 기형 뼈는 골절이나 종양으로 오해받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Pelvic Digit: A Silent Guest in the Body)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들 환자에게 나타난 기형뼈인 골반 지골은 ‘골반 손가락뼈’ 또는 ‘골반 갈비뼈’라고도 한다. 골반뼈 주변의 말랑말랑한 조직 안에 손가락뼈나 작은 갈비뼈 모양의 뼈 구조물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는 매우 드문 선천성 해부학적 변이(기형)에 해당한다.

이 기형뼈는 태아기의 중배엽 발달 과정에서 오류로 나타난다. 인체가 형성될 때 골반의 갈비뼈(늑골) 돌기는 프로그램된 세포사멸을 거쳐 자연스럽게 사라져야 한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뼈 조직이 골반 주변에 그대로 남아 굳어지는 현상(이소성 골화)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한 쪽에만 한 개가 생기지만, 양쪽에 생기거나 여러 개가 나타나기도 한다.

골반 지골은 전 세계적으로도 의학 문헌에 매우 드물게 보고되는 기형이다. 대다수 사람은 평생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정확한 유병률이나 발병률이 공식 통계로 집계돼 있지 않다. 이 기형 뼈가 영상 검사에서 나타났을 때에만 문제가 된다.

이 기형뼈는 오진하기에 딱 좋다. 엑스레이상으로는 인대가 뼈를 뜯고 나간 박리 골절, 근육 안에 뼈가 생기는 골화성 근염, 연조직에 뼈가 형성되는 이소성 골화, 뼈 표면의 양성 종양인 골연골종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를 다른 병이나 골절로 잘못 판단하면 불필요한 조직 검사나 뼈 절제 수술 등 과잉 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

골반 지골 그 자체는 병적인 상태가 아니다. 통증이나 신경 압박 등 뚜렷한 증상이 없으면, 굳이 수술이나 치료를 별도로 받을 필요가 없다. 골반 지골은 뼈의 겉면이 매끄럽게 잘 발달해 있고, 관절과 비슷한 연결 구조(가성관절)를 지니며, 주변에 염증이 없는 특징을 보인다. 정밀 CT나 MRI로 정확히 감별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기형뼈인 ‘골반 지골’이 발견되면 반드시 수술로 제거해야 하나요?

A1. 대부분의 경우 수술은 불필요합니다. 골반 지골은 통증이나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양성 선천성 변이입니다. 주변 신경이나 근육을 압박해 지속적으로 통증을 일으키거나 운동에 어려움을 겪게 하지 않으면 별도의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해도 됩니다.

Q2. 골반 지골이 시간이 지나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나요?

A2. 골반 지골이 암과 같은 악성으로 이어질 위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선천적으로 발생한 정상 골 성분의 양성 조직이니,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Q3. 단순 엑스레이 촬영만으로 골반 지골을 100% 확진할 수 있나요?

A3. 일반 평면 엑스레이만으로는 과거의 골절이나 다른 골질환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뼈의 표면 형태, 골수 구조, 주변 연부조직의 염증 유무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3차원 CT나 MRI 등 정밀 검사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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