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1일 (금)

기침하자 5cm 거머리 ‘툭’… 피 300mL씩 토한 56세男, 무슨 일?

정수 안 된 민물 접촉 후 '거머리 감염' 사례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50대 남성이 기침하면서 5cm 길이의 살아있는 거머리를 뱉어냈다. 오른쪽 하단 사진은 환자의 목에서 나온 거머리(왼쪽)와 크기 비교를 위해 놓아둔 수술용 칼날(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큐레우스(Cureus)

50대 남성이 기침하면서 5cm 길이의 살아있는 거머리를 뱉어낸 기이한 사례가 보고됐다.

모로코에 사는 56세 남성은 심한 객혈(기침할 때 피가 나오는 증상)과 목소리 변화,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하루에 200~300mL에 달하는 피를 토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조사 결과, 남성은 증상이 나타나기 약 2주 전, 시골 지역에서 정수하지 않은 계곡물을 마시고, 접촉한 적이 있었다. 이후 9일 동안 피가 섞인 가래가 나왔고, 증상은 갈수록 악화했다고 했다.

의료진이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한 결과, 폐 내부에서 피가 나는 '폐포 출혈(폐 속 공기주머니에 피가 고이는 현상)' 소견이 확인됐다.

하지만 입원 둘째 날,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남성이 심한 기침을 하다가 약 5cm 크기의 살아있는 거머리를 밖으로 뱉어낸 것. 거머리가 나오자마자 피는 거짓말처럼 즉시 멈췄다. 이후 남성의 건강도 빠르게 회복됐다.

의료진은 거머리가 나온 뒤 기관지 내시경(숨길 속을 들여다보는 카메라 장비) 검사를 진행했다. 다행히 목과 기관지 내부에는 남아있는 거머리가 없었다. 추가 출혈이나 큰 상처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례를 보고한 모로코 아가디르 모하메드 6세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알바툴 데바그 교수 연구팀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객혈 환자 중 계곡물 등 소독되지 않은 민물에 노출된 적이 있다면 기관지 거머리 감염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머리는 입이나 코를 통해 사람 몸 안으로 들어간다. 이후 목이나 기관지 벽 점막에 붙어 피를 빨아먹는다. 이 과정에서 점막에 직접 상처를 낸다. 거머리 침 속 히루딘(hirudin)​ 성분이 출혈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히루딘은 피를 굳게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트롬빈이라는 물질의 작용을 막는다. 거머리 침에는 혈소판이 뭉치는 것을 방해하는 여러 성분도 들어 있다.

거머리는 마취 성분도 내뿜기 때문에 환자는 거머리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한다. 결국 거머리가 붙어 있는 동안 계속해서 피가 나게 된다.

알바툴 데바그 교수 연구팀은 "기관지에 붙은 거머리는 대부분 내시경으로 잡아 빼내야 한다"며 "이번 사례처럼 기침을 통해 저절로 배출되며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 활동 시 소독되지 않은 계곡물이나 오염된 민물을 함부로 마시거나 얼굴을 씻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 사례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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