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 (수)

국립대병원 소관, 21년 만에 교육부→복지부로…전임교원 4년간 460여 명 늘린다

국립대병원, 8월 20일 이관 완료⋯'5극3특' 지역 거점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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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8월 13일 서울 T타워에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전국 국립대학(치과)병원을 관리하는 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바뀐다. 보건복지부는 국립대학병원 설치법과 국립대학치과병원 설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20일부터 국립대학(치과)병원의 소관부처가 이관된다고 19일 밝혔다.

다만 서울대병원은 이번 이관 대상에서 빠진다. 서울대병원은 국립대학병원 설치법이 아니라 별도의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교육부에 그대로 남는다.

이번에 소관이 바뀌는 곳은 부산대·경북대·전남대·충남대·강원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 등 그 외 지역 국립대(치과)병원들이다.

이에 따라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달라진다. 대학병원장을 추천할 때 제출하는 경영계획서와 출연금·보조금 요구서, 사업계획서 등 병원 운영과 관련한 주요 서류의 제출처가 교육부 장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바뀐다. 병원을 관리·감독하는 주체와 지역·필수의료 정책을 세우는 주체가 그동안 따로였는데, 이번 이관으로 두 역할이 한 부처로 합쳐지는 셈이다.

왜 지금 이관됐나

이번 이관은 참여정부 시기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다. 실제 완료까지는 21년이 걸렸다. 개정안은 지난 2월 10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2월 19일 공포됐고, 공포 6개월 뒤인 이날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논의만 이어지던 이관이 이번에 실제로 이뤄진 건 최근 가속화된 지역의료 위기 때문이다. 지역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수도권 병원을 찾는 원정 진료 사례가 늘고, 지역 간 치료가능 사망률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권역 내 중증·필수의료의 최종치료를 담당하는 국립대학병원을 지역의료의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1월 29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 국립대학병원 소관부처의 보건복지부 이관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시작"이라며 "국립대학병원 의견수렴을 토대로 범정부 차원에서 국립대학병원의 진료·교육·연구에 대한 종합적 육성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8월 10일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응급환자 이송체계 정비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무엇이 달라지나

보건복지부는 앞서 지난 6월 15일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을 발표하고, 국립대학병원의 임상·연구·교육·공공정책 기능을 종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임상 분야에서는 암 등 중증질환을 지역 안에서 완결적으로 치료하고 중증·응급 등 필수의료의 최종치료 역량을 강화한다. 연구 분야에서는 중증·희귀난치질환 연구와 의료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지역 연구거점으로, 교육 분야에서는 지역 필수의료 인재를 양성하는 핵심 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키운다. 공공정책 분야에서는 지역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 구상이 바로 '5극3특'이다.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나눠 각 권역의 자립 기반을 키우는 정책이다. 국립대학병원은 이 구상에서 각 권역 의료의 주축 역할을 맡게 된다.

모든 국립대병원에 임상교육훈련센터 설치

재정 투자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산부인과, 소아과,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 국립대학병원의 핵심 인력인 전임교원을 4년간 460여 명 늘리고, 장기재직 인력에 대한 보상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의 획일적인 지원 대신 '5극3특' 지역별 의료 수요와 각 병원의 강점을 고려한 특화 분야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 분야에서는 개별 지역 국립대학병원이 단독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임상데이터를 전체 국립대학병원과 국립암센터 간 연계를 통해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병원들이 신약 항암제와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등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지역 주민도 새 치료기술의 혜택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모든 국립대학병원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설치해 의대생·전공의·의료인에게 모의실습 기반 첨단 술기교육을 제공한다. 마네킹 등을 이용한 모의실습으로 봉합, 삽관 같은 실전 시술 기술을 익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제주대·충남대병원은 이미 센터를 완공했고, 경북대병원 등 8개 병원이 뒤를 잇는다.

국립대병원의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 추진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진다. 국립대학병원이 우수한 의료인력을 유연하게 확보하고 병원 운영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국립대학병원의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추진한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인력 채용이나 예산 집행에 여러 제약이 따른다. 이 지정을 풀어 병원 운영을 더 유연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립대학병원장은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지역 내 필수의료 현안을 조정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1일 국립대학(치과)병원 육성을 전담하는 '국립대병원정책과'도 신설했다. 이 부서가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과 재정투자, 제도개선을 종합적으로 추진한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이관은 단순히 국립대학병원을 관리하는 부처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 전문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국립대학병원을 5극3특의 주축병원으로 제대로 키워나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립대병원이 중증·필수의료의 최종치료를 책임지고 우수한 의료인을 키우며 미래 의료기술을 연구하고 지역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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