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여자아이의 소장에서 200마리가 넘는 회충이 발견돼 응급 수술로 제거한 사례가 전해졌다.
베트남 매체 제트 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선라성 종합병원 의료진은 심한 회충 감염으로 장폐색(장이 막혀 음식물 등이 지나가지 못하는 상태)이 발생한 9세 여자아이를 응급 수술했다. 아이는 병원에 오기 약 3일 전부터 배가 쥐어짜듯 아프고 메스꺼운 증상을 겪었다.
초음파와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아이의 장은 크게 부풀어 있었다. 소장 안에는 수많은 회충이 한데 뭉쳐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고 있었다. 의료진은 회충이 장을 막은 것으로 판단해 곧바로 수술을 진행했다.
실제 소장을 열었더니 200마리가 넘는 회충이 나왔다. 의료진은 회충을 모두 꺼낸 뒤 복강을 씻고 장을 봉합했다. 수술을 맡은 선라성 종합병원 일반외과 딘 칵 쯔엉 부과장은 "요즘 같은 시대에는 매우 드문 사례"라며 "아이의 장이 늘어나 있었고 장 안에서 매우 큰 회충 덩어리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행히 아이는 수술 후 안정을 되찾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몸속에서 부화 안 해… 수백 마리 감염은 '반복 노출' 때문
여아가 겪은 회충증은 사람 회충(Ascaris lumbricoides)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돼 생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7억 7200만~8억 9200만 명이 회충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위생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흔하다. 감염된 사람의 대변에 섞인 알이 흙이나 물을 오염시키고, 이를 손이나 음식으로 삼키면서 감염된다.
그런데 회충 200마리가 몸속에서 번식했다고 볼 수는 없다. 사람 회충은 사람 몸속에서 개체 수를 늘리지 않는다. 새로운 회충이 생기려면 외부에서 알을 다시 삼켜야 한다. 즉, 아이에게 회충 수백 마리가 발견된 것은 오염된 환경에서 많은 알에 반복해서 노출됐음을 뜻한다. 알을 삼키면 유충이 혈액을 타고 폐를 거쳐 소장으로 돌아와 성충이 되며, 자라는 데 약 2~3개월이 걸린다.
장 괴사·천공 위험… 구충제 복용과 손 씻기로 예방
회충은 수가 적으면 증상이 없지만, 많아지면 서로 뭉쳐 장을 막는다. 특히 어린이는 장이 좁아 장폐색 위험이 크다. 심한 감염 시 장에 구멍이 나는 장 천공까지 생길 수 있다. 선라성 종합병원 의료진은 "장폐색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장 조직이 죽는 괴사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회충 감염은 알벤다졸이나 메벤다졸 같은 구충제를 1~3일 복용하면 치료된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장이 막힌 경우에는 수술로 회충을 제거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화장실 사용 후와 식사 전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생채소와 과일은 잘 씻거나 익혀 먹고, 오염된 흙이나 물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생이 취약한 환경에서는 정기적인 구충제 투여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