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 (일)

GC녹십자웰빙 ‘라이넥’, 스테로이드 5분의1 용량에도 진통 효과

쥐 실험서 저용량 덱사메타손과 함께 쓰자 고용량 단독 수준 진통 효과 발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C녹십자웰빙의 자하거가수분해물 라이넥주. 사진=GC녹십자웰빙

GC녹십자웰빙의 인태반가수분해물 주사제 ‘라이넥주’를 저용량 스테로이드와 함께 투여하면 고용량 스테로이드에 버금가는 통증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스테로이드는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강하지만 용량이 커지고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작용 부담도 커진다. 이번 연구는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낮추면서도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아니다. 실제 환자 치료에서 스테로이드 용량이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지는 별도의 임상시험으로 확인해야 한다.

GC녹십자웰빙은 연세대 의대 연구진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가 네이처 포트폴리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고 14일 밝혔다.

라이넥주는 사람 태반에서 얻은 성분을 잘게 분해해 만든 인태반가수분해물 주사제다. 현재 한국에서는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 기능 개선 목적으로 허가돼 있다. 통증 치료나 스테로이드와 함께 사용하는 용법은 허가된 적응증이 아니다.

고추 매운맛 성분으로 통증 유발…라이넥 투여하자 덜 예민

연구진은 수컷 쥐의 뒷발에 캡사이신을 주입해 급성 통증을 일으켰다. 캡사이신은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으로, 통증을 느끼는 신경을 강하게 자극한다.

캡사이신을 주입하면 해당 부위는 물론 주변까지 작은 자극에 평소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를 측정해 라이넥의 진통 효과를 살폈다.

라이넥은 체중 1kg당 1.8mL와 3.6mL로 나눠 쥐의 복강에 투여했다. 동물실험에서 사용한 용량으로,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투여량은 아니다.

실험 결과 용량이 많을수록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졌다. 캡사이신을 직접 주입한 곳뿐 아니라 주변에서 나타나는 과민반응도 줄었다.

통증 신호가 전달되는 척수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라이넥을 투여한 쥐에서는 통증 자극을 받은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정도가 감소했다.

연구진은 신경세포 활성 지표인 ‘c-Fos’와 통증 신호를 증폭하는 데 관여하는 ‘p-PKCε’ 발현이 줄어든 사실도 확인했다. 쉽게 말해 통증 신호가 척수에서 더 크게 증폭되는 과정에 라이넥이 제동을 걸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스테로이드 5mg 대신 1mg…라이넥 함께 쓰자 효과 비슷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스테로이드와 함께 사용했을 때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성분인 덱사메타손을 체중 1kg당 1mg과 5mg으로 나눠 투여했다. 1mg/kg의 저용량 덱사메타손만 사용했을 때는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용량 덱사메타손 1mg/kg에 라이넥 3.6mL/kg을 함께 투여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덱사메타손 5mg/kg을 단독 투여했을 때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통증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

스테로이드 용량은 5분의1이었지만 라이넥을 병용하자 고용량을 쓴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 셈이다.

특히 투여 후 30분~1시간 사이 초기 진통 효과가 두드러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라이넥 단독군과 병용군의 차이는 줄었다.

다만 이런 결과가 라이넥이 스테로이드를 대신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실험에서 확인된 것은 효과가 미미했던 저용량 스테로이드에 라이넥을 더했을 때 진통 효과가 커졌다는 점이다.

체중 감소도 덜해…부작용 완화 가능성은 추가 검증

연구진은 스테로이드를 반복해서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체중 변화도 별도로 관찰했다. 약물을 하루 한 차례씩 5일간 투여한 뒤 이틀간 투약을 중단하고 체중이 얼마나 회복되는지 살폈다.

덱사메타손만 사용한 쥐는 체중이 실험 시작 전의 약 88% 수준까지 감소했다. 약물을 끊은 뒤에도 회복 속도는 더뎠다.

라이넥과 저용량 덱사메타손을 함께 투여한 쥐도 약을 맞는 동안에는 체중이 줄었다. 그러나 투약을 중단한 뒤 더 빠르게 회복해 7일째에는 시작 전 체중의 약 95% 수준까지 올라왔다.

라이넥을 함께 쓰면 스테로이드로 인한 체중 감소가 ‘사라졌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체중 감소와 이후 회복 지연이 덜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주의할 부분도 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사용하면 혈당 상승, 골다공증, 감염 위험 증가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번 연구가 직접 확인한 부작용 지표는 체중 변화뿐이다. 다른 부작용까지 라이넥이 줄인다고 볼 근거는 아직 없다.

GC녹십자웰빙 CI

스테로이드 ‘효과와 부작용’ 사이 간격 넓힐 가능성

스테로이드는 여러 염증성 질환과 통증 치료에서 중요한 약이다. 필요한 효과를 얻으면서 가능한 적은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부작용 부담 때문이다.

만약 다른 치료제를 함께 사용해 스테로이드 투여량을 낮추면서도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면 환자에게는 의미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이넥이 사람에서도 같은 병용 효과를 보인다면 향후 스테로이드 용량을 줄이기 위한 보조 치료 전략으로 연구 범위를 넓힐 여지가 있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환자가 임의로 스테로이드 용량을 줄이거나 라이넥을 통증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람에서도 통할지가 다음 과제

인태반가수분해물의 진통 가능성은 앞선 동물실험에서도 보고됐다. 2024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염증성 통증을 유발한 생쥐에게 인태반가수분해물을 투여했을 때 통증 행동과 일부 염증 관련 물질이 감소했다.

이번 연구는 다른 방식으로 급성 통증을 유발하고, 통증 신호가 척수에서 전달되는 과정까지 살폈다는 점에서 연구 범위를 넓혔다. 스테로이드와 함께 사용했을 때의 효과도 추가로 확인했다.

그럼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실험 대상은 사람이 아닌 쥐였고, 한 종류의 급성 통증 모델만 사용했다. 만성 통증이나 신경 손상으로 생기는 통증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도 알 수 없다.

라이넥은 현재 통증 치료제로 허가돼 있지 않다. 실제 환자에게서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장기간 사용할 때 안전성은 어떤지 확인하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정시영 GC녹십자웰빙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라이넥의 통증 조절 원리와 스테로이드 병용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성과”라며 “임상 현장에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라이넥주가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GC녹십자웰빙은 라이넥주의 고용량 정맥주사 용법에 대한 임상 3상에서 간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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