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4일은 삼복더위의 마지막 고비인 말복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느라 입맛도 체력도 떨어질 무렵, 기력을 보충할 보양식 한 그릇을 챙겨보면 어떨까. 복날엔 으레 삼계탕이나 장어를 떠올리지만, 매번 먹던 메뉴가 식상하다면 시원한 낙지 연포탕이나 구수한 오리백숙도 별미다.
연포탕은 낙지에 무·배추·미나리 등을 넣어 맑고 개운하게 끓인다. 쫄깃한 낙지와 향긋한 미나리가 어우러져 풍미를 더하고, 더위에 달아난 입맛도 되찾아 준다. 오리백숙은 오리고기를 한약재와 함께 푹 고아 국물이 녹진하고 살코기가 부드럽다. 한 그릇 푸짐하게 먹고 나면 속까지 든든하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색없는 연포탕과 오리백숙의 영양 성분을 비교하고 혈당 관리할 때 주의할 점도 살펴본다.
연포탕, 단백질 풍부하고 지방 적어…국물 속 나트륨 주의
연포탕의 주재료인 낙지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낮다. 낙지에는 근육과 신체 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뿐 아니라 타우린과 철·인 등의 무기질도 들어 있다. 타우린은 낙지와 오징어 같은 연체류에 풍부한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체내 담즙산 형성과 세포 기능 등에 관여한다.
특히 낙지와 함께 무, 배추, 미나리, 버섯 등 여러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와 배추에서 우러난 시원한 국물에 미나리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데, 특유의 깔끔한 맛이 숟가락을 부른다. 기름진 음식이 부담스러울 때 개운하게 먹기도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외식 음식 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국물까지 포함한 연포탕 1회 제공량 1000g은 열량 542kcal, 단백질 94.9g, 지방 9g, 탄수화물 20.2g이다. 이를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눠 먹는다고 가정해 단순 환산하면 1인당 500g이며, 열량 271kcal, 단백질 47.5g, 지방 4.5g, 탄수화물 10.1g 정도를 섭취하게 된다. 다만 이는 연포탕 자체만 계산한 수치로 칼국수나 수제비 사리를 넣거나 볶음밥을 곁들이면 탄수화물과 열량이 추가된다.
국물 섭취량도 살펴야 한다. 연포탕은 맑고 담백해 보여도 소금과 국간장, 액젓 등으로 간을 맞춘다. 국물을 계속 떠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식약처 자료에 수록된 연포탕 1000g의 나트륨은 2337mg으로, 나트륨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인 2000mg을 웃돈다.
두 사람이 같은 양을 나눠 먹는다고 가정하면 1인당 나트륨은 1169mg으로, 하루 기준치의 58%에 해당한다. 이럴 때 국물을 덜 마시면 실제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낙지와 채소를 중심으로 먹고 국물은 적당량 남기는 것이 좋다.
오리백숙, 단백질 풍부하지만 껍질까지 먹으면 지방·열량↑
오리고기는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더위로 입맛이 떨어져 식사량이 줄었다면 단백질과 에너지를 한 번에 보충할 수 있는 오리백숙도 눈여겨볼 만하다. 단백질은 근육을 비롯한 신체 조직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또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 B군과 철·아연 등의 무기질도 들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한방오리백숙은 1회 제공량 300g당 470kcal, 단백질 68.8g, 지방 20.1g, 탄수화물 3.4g이 들어 있다. 이를 앞서 살펴본 연포탕과 동일한 기준인 500g을 먹는다고 가정해 단순 환산하면 783kcal에 단백질 114.7g, 지방 33.5g, 탄수화물 5.6g이다. 같은 중량의 연포탕과 비교했을 때 오리백숙은 단백질이 더 풍부하지만 열량과 지방 함량이 훨씬 높은 편이다.
다만 500g은 두 음식의 실제 1인분이 아니라 영양성분을 같은 중량 조건에서 비교하기 위해 환산한 값이다. 실제 음식점에서는 오리 한 마리를 여러 사람이 나눠 먹는 경우가 많아 각자 먹는 고기와 국물의 양에 따라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살코기만 먹는지 껍질과 지방층까지 함께 먹는지에 따라 열량과 지방 섭취량도 달라진다. ‘오리 기름은 불포화지방이니까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불포화지방도 지방 1g당 9kcal를 낸다. 오리고기를 껍질째 많이 먹고 찹쌀밥에 죽까지 더하면 한 끼 열량이 훅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체중 관리 중이라면 먹을 양만 개인 접시에 덜어두고, 살코기 위주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혈당 좌우하는 건 오리·낙지 아니라…찹쌀죽·면 사리
오리고기와 낙지는 그 자체로 탄수화물 함량이 낮다. 오히려 식후 혈당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리백숙과 함께 먹는 찹쌀밥과 죽, 연포탕을 먹은 뒤 넣는 칼국수나 수제비, 볶음밥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식품교환표에 따르면 밥 70g, 3분의 1공기에 탄수화물 23g이 들어 있다. 밥 한 공기를 210g으로 잡으면 탄수화물은 69g에 이른다. 삶은 국수도 90g에 탄수화물 23g이 들어 있다.
오리백숙을 먹으면서 찹쌀밥 한 공기를 먹고 죽까지 추가로 먹는다면 탄수화물이 이중으로 더해진다. 연포탕 역시 한 그릇 분량의 삶은 면 180g을 추가하면 탄수화물 46g가량을 더 먹게 된다.
혈당을 관리한다면 오리백숙에서는 찹쌀밥과 죽 중 하나만 선택하고, 연포탕에서는 면이나 볶음밥 중 하나만 골라 소량만 먹는 것이 좋다. 또 오리고기나 낙지, 채소를 먼저 충분히 먹으면 이후에 탄수화물 음식을 과하게 먹는 것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