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난 순서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첫째와 둘째의 질환 발생 양상을 비교한 결과, 특정 질환 발병 위험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동안 500만 이상 가구 추적 조사
미국 시카고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두 자녀를 둔 510만여 가구, 1000만 명 이상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에 활용된 자료는 20여 년 동안 축적된 의료 기록을 바탕으로 했다.
연구진은 모두 569개 질환 범주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성별과 출생 연도, 거주 지역, 부모의 연령이 비슷한 서로 다른 가정의 첫째와 둘째 약 160만 명을 비교했다. 또 같은 집에서 자란 형제자매를 직접 비교해 유전적 요인과 양육 환경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했다.
분석 대상 가운데 충분한 사례 수가 확보된 질환은 모두 418개였는데, 이 가운데 150개 질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첫째는 알레르기·ADHD, 둘째는 편두통·위염 위험 높아
연구 결과 첫째는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투렛증후군,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신경발달 및 정신건강 관련 질환 진단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식품 알레르기 등 알레르기 관련 질환 진단을 받는 비율도 더 높았다.
반면 둘째는 약물 남용, 편두통, 위염 같은 소화기 질환, 대상포진, 일부 관절질환 진단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진은 “출생 순서는 예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질환 위험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첫째와 둘째 차이, 원인은?
연구진은 이에 대해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선 부모가 첫째를 키울 때 더 세심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자폐스펙트럼장애나 ADHD 같은 질환이 더 이른 시기에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면역 체계의 발달 과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는 손위 형제를 통해 다양한 미생물에 더 일찍 노출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험이 면역체계의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위생 가설’과도 관련된 설명이다.
또한 둘째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나이가 많은 형제자매의 또래 집단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행동 양상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특정한 한 가지 원인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신 순서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와 양육 방식, 진단 시점의 차이, 통계적으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교란 변수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통계적 차이 확인했지만, 개인별 실제 위험 증가 크지 않아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출생 순서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 출생 순서 자체가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분석 대상자가 10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연구였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개별 아동에서 나타나는 실제 위험 증가는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Birth order and disease risk across the human phenome’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첫째는 정말 알레르기 위험이 더 높은가요?
A. 이번 연구에서는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식품 알레르기 등의 진단 비율이 첫째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개인의 생활 환경과 유전적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2. 둘째는 왜 알레르기 위험이 낮을 수 있나요?
A. 형제자매를 통해 다양한 미생물에 더 일찍 노출되면서 면역 체계가 보다 균형 있게 발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Q3. 출생 순서만으로 질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는 통계적 연관성을 분석한 것으로, 출생 순서가 특정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