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인 7일에도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9°C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는 등 극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무더위로 온열질환자 수는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6일 질병관리청 공식 통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9명으로, 일일 온열질환자 수로는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더위로 혈압과 혈당이 평소보다 크게 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 속 고혈압 환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탈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어지럼증이나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릴수록 염분보다 물을 자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냉면 국물 등 염분 함량이 높은 국물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오히려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느껴지고 심한 두근거림, 실신,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약을 임의로 중단해선 안 된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혈압이 평소보다 낮게 측정되더라도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해선 안 된다”며 “우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보고, 그럼에도 혈압이 계속 낮게 측정된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해 약물 조절을 논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소변량을 늘려 혈압을 조절하는 이뇨제 같은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위험이 있으므로 여름철엔 수분 섭취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콩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추는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SGLT2 억제제)도 소변으로 당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수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해당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수분 섭취와 함께 규칙적인 식사도 중요하다. 식사를 제때 챙겨먹지 않고 거르면 체내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바나나, 참외, 키위, 토마토 등 칼륨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일부 혈압약 복용자는 혈중 칼륨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외와 실내의 온도 차도 폭염 시기 주의해야 할 요인이다. 급격한 온도 차는 말초혈관과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기온이 35°C 이상인 날엔 무리하게 더위를 참기보다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 온도를 적정 범위 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태균 서울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체온이 40°C를 넘으면서 이상 행동이나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면 열사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폭염 시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으로 탈수를 예방하고, 몸의 이상 신호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