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궁에 생기는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은 여성 4명 중 1명에게 생기는 병이다. 대부분은 종양만 잘라내거나 약물, 비수술적 시술로 자궁을 지킬 수 있다.
25세 미혼 여성이 거대한 자궁근종 때문에 자궁을 송두리째 들어내야 했던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인도 델리 카디자국립병원 연구팀은 이 환자가 자궁 전체에 생긴 직경 30cm의 거대 자궁근종으로 자궁적출술을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수개월간 지속된 심각한 복부 팽만과 압박감, 비정상적인 생리 출혈로 병원을 찾았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는 복부 압박에 호흡 곤란까지 겪었다.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거대한 자궁근종은 골반강을 가득 채우다 못해 위쪽의 복부 장기와 횡격막까지 밀어 올렸다. 이 때문에 환자는 호흡 곤란, 소화 불량, 배뇨 장애 등 다발성 장기 압박 증상을 호소했다.
정밀 검사 결과는 좋지 않았다. 환자의 자궁은 일반적인 범위를 훨씬 벗어나 커져 있었다. 연구팀은 자궁 근육층 전체가 수십 개의 크고 작은 근종들로 가득한 환자에게 ‘거대 자궁근종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연구팀은 환자가 가임기의 미혼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깊게 고뇌했지만, 생명을 구하고 추가적인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 자궁을 도려내는 수술을 단행했다. 연구팀은 자궁을 보존하기 위해 근종만 골라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면, 떼내야 할 근종이 너무 많아 정상적인 자궁 조직이 거의 남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혼 여성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수술 중 환자가 피를 많이 흘렸지만 큰 탈 없이 수술이 끝났다. 환자는 퇴원 후 추적 관찰을 받고 있다.
이 사례 연구 결과(Massive Uterine Leiomyomatosis Requiring Hysterectomy in a 25-Year-Old Woman: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번 사례처럼 수술 중 과다출혈로 사망할 위험이 매우 높거나, 자궁 근육층 전체에 수십 개의 근종이 생긴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적출술을 선택한다. 자궁근종 환자 중 자궁을 들어내야 하는 환자의 비율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
자궁근종은 진단을 받더라도 환자의 80~90%는 증상이 없어 수술 없이 추적 관찰만 한다. 이 때문에 정확한 전수 통계는 집계하기 어렵다. 다만 산부인과 학계에 따르면 종양의 크기와 개수, 출혈의 심각성 등으로 실제 자궁적출술이 의학적으로 필요한 고위험군 환자는 전체의 약 3% 미만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환자 대비 수술 비율은 이처럼 낮지만, 역으로 전체 자궁적출 수술이 시행되는 원인 질환만 놓고 보면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증이 4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보존적 치료 대안이 있는데도 자궁적출술이 의료 현장에서 과도하게 선택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인터벤션영상의학회(SIR)의 조사에 따르면 자궁근종 진단을 받은 여성의 약 53%가 의료진으로부터 최초 치료 대안으로 자궁적출술을 권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 적출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보통 자궁근종의 직경이 10cm 이상이거나 임신 12주 차 이상의 자궁 크기, 즉 아랫배에서 손으로 만져지는 수준으로 커지면 방광·직장 압박, 골반통, 심한 빈혈을 일으킬 수 있어 수술을 검토한다. 근종의 크기가 크더라도 가임기 여성이나 자궁 보존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자궁근종만 잘라내는 수술을 우선 시도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조건이 맞물릴 경우에는 자궁적출술이 권유된다. 첫째, 크기가 5~10cm 이상이면서 자궁 전체에 수십 개의 근종이 박혀 있어, 근종만 떼어내면 남아있는 정상 자궁 근육층이 거의 없는 경우다. 둘째, 더 이상 임신할 계획이 없고 폐경이 가까운 여성으로 재발 방지 및 완전 치료를 원할 경우다. 셋째, 종양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악성으로 바뀔 위험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다.
자궁을 적출하더라도 호르몬을 분비하는 난소를 보존한다면 여성호르몬 체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성관계나 성적 쾌감에도 물리적으로 썩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많은 환자가 자궁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뒤, 성기능 저하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것은 주로 심리적 위축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여성에 대한 포괄적인 정신건강 케어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자궁근종절제술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궁 형태와 기능은 유지한 채 근종만 정교하게 떼어내는 수술이다. 이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통해 미혼 및 가임기 여성에게 최우선으로 적용된다. 수술을 원치 않거나 어려운 상황이라면 특정 호르몬제(GnRH 유사체 등) 투여로 에스트로겐 분비를 억제해 근종의 크기를 줄이고 출혈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를 한다. 이는 주로 수술 전 단기 요법으로 쓰인다.
자궁을 칼로 째지 않는 비수술적 또는 최소 침습적 시술도 있다. 자궁으로 가는 혈관을 차단해 근종을 괴사시키는 자궁동맥색전술(UAE)이나 고강도 초음파 열로 종양을 태우는 하이푸(HIFU) 시술 등이 대표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자궁근종으로 자궁적출술을 받으면 바로 폐경이 오고 늙나요?
A1. 아닙니다. 여성의 폐경과 노화를 결정하는 호르몬은 자궁이 아니라 난소에서 분비됩니다. 자궁근종 수술 때 난소를 그대로 남겨둔다면 호르몬은 수술 전과 똑같이 분비되므로 얼굴이 달아오르는 등의 급성 폐경 증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만 생리를 하지 않게 되며 임신 능력을 잃습니다.
Q2. 자궁이 없어지면 성관계할 때 파트너가 물리적인 변화를 느끼나요?
A2. 느끼지 못합니다. 남성이 성관계 때 느끼는 마찰력과 압박감은 질 벽의 탄력과 골반 근육의 힘에서 비롯됩니다. 암 수술이 아닌 자궁근종으로 인한 적출은 질의 길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자궁경부만 분리해 끝냅니다. 질 내부의 구조적 공간감이나 수축력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파트너가 수술 여부를 촉각으로 구별해내기란 불가능합니다.
Q3. 자궁암 수술로 잘려 나간 질은 어떻게 원상을 회복하나요?
A3. 자궁경부암 수술 때에는 암세포 재발을 막기 위해 질 상부를 약 1.5~3cm 절제하므로 일시적으로 질이 짧아집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의료용 질 확장기(Dilator)를 사용한 재활 치료를 합니다. 가장 작은 크기부터 시작해 하루 1~2회, 회당 10~15분씩 점진적으로 질 벽을 스트레칭해주면, 유착을 막고 점막 탄력을 높여 원래의 기능적 길이와 넓이를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수술 상처가 완전히 치유된 후 가질 수 있는 정기적이고 부드러운 성관계도 자연스럽게 질 확장기 역할을 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