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5일 (수)

“대변이 음경으로?”⋯태어날 때부터 항문 없던 아이, 무슨 병?

항문과 직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선천성 항문직장기형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항문이 형성되지 않아 대변이 음경으로 배출되는 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의료진은 아이가 항문이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났다고 진단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질랜드에 사는 하라타 젬멜(35)은 2020년 12월 넷째 아들 아치를 출산했다. 아이는 체중 2.7㎏으로 작게 태어났지만 의료진은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젬멜은 출산 다음 날 기저귀를 갈던 중 대변이 기저귀 뒤쪽이 아닌 앞쪽에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아치가 항문이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났으며, 대변은 요도를 거쳐 음경으로 배출되고 있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치는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큰 병원으로 이송돼 약 8시간에 걸친 응급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대장을 복벽과 연결해 대변을 몸 밖의 주머니로 배출하는 결장루를 만들었다.

생후 8주 무렵에는 장 일부가 장루 밖으로 튀어나오는 장루 탈출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의료진은 아치의 성장 경과를 지켜본 뒤 생후 15개월에 직장을 통한 배변 통로를 재건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하지만 수술 뒤 장 기능이 새로운 구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한 변비와 복부 팽만이 생겼고, 대변도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조금씩만 배출됐다. 반복적으로 힘을 주면서 직장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직장 탈출도 발생했다.

직장 탈출이 이후 두 차례 더 반복되자 의료진은 2023년 9월 결장루를 다시 만들었다. 당시 수술에서는 결장 벽에 주머니 모양의 돌출부가 생기는 게실과 요로 결석 두 개도 발견됐다.

현재 다섯 살인 아치는 지금까지 아홉 차례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아치가 성장한 만큼 결장루를 다시 닫고 직장을 통한 배변을 시도하는 열 번째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

항문과 직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선천성 항문직장기형’

아치의 상태는 선천성 항문직장기형(anorectal malformation)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태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소화관 끝부분인 직장과 항문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선천성 질환이다.

항문직장기형은 하나의 병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기형을 묶어 부르는 용어다. 항문이 정상보다 좁거나 비정상적인 위치에 만들어질 수 있고, 조직으로 막히거나 아예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치의 사례처럼 항문이 없거나 막혀 있는 상태는 흔히 ‘쇄항’이라고 부른다.

발생 빈도는 출생아 약 3500∼5000명당 1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항문직장기형이 발견되면 비뇨생식기뿐 아니라 척추, 심장, 신장, 팔다리 등에 동반 기형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태아 발생 과정에서 여러 기관계의 발달 이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변이 음경으로 나온 이유, ‘직장요도누공’ 가능성 의심

누공은 서로 분리돼 있어야 할 두 기관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긴 상태를 말한다. 선천성 항문직장기형이 있는 남아에게는 직장이 요도나 방광과 연결되는 누공이 동반될 수 있다.

직장과 요도가 연결되는 직장요도누공이 있으면 대변이 항문 대신 요도로 흘러 들어가 소변에 섞이거나 음경을 통해 나올 수 있다. 대변이 요로로 들어가면 장내 세균에 의해 요로 감염이 생길 위험이 있다. 또 항문이 막혀 대변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으면 장이 팽창하면서 복부 팽만과 구토 등 장폐색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출생 직후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장루와 재건 수술 후에도 배변 관리 필요

결장루는 대장의 일부를 복부 피부와 연결해 대변을 배출할 통로를 만드는 수술이다. 복잡한 항문직장기형에서는 먼저 결장루로 대변을 우회시킨 뒤 직장과 누공의 위치를 확인하고, 상태에 따라 재건 수술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재건 부위가 회복되면 장루를 닫고 직장과 항문을 통한 배변을 시도한다.

다만 수술로 배변 통로를 복원해도 항문이 좁아지거나 장운동, 골반 근육과 괄약근 기능이 충분하지 않으면 변비나 변실금, 배변 조절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심한 변비로 반복해 힘을 주는 행동은 직장 탈출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수술 후 구조와 근육 발달 상태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진의 지시에 따른 항문 확장 치료와 약물·식사 조절 등 장기적인 배변 관리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선천성 항문직장기형은 왜 생기나요?

A. 태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항문과 직장, 비뇨생식기가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태아 발달 과정의 이상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2. 대변이 음경으로 나오는 것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직장과 요도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인 직장요도누공이 형성되면 대변이 항문 대신 요도를 통해 배출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요로 감염이나 장폐색 등의 합병증 위험이 높아집니다.

Q3. 수술을 받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나요?

A. 환자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정상적인 배변 기능을 회복하지만, 변비나 변실금, 직장 탈출증, 배변 조절 장애 등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찰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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