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30일 (목)

거미줄 혈관과 가려움증 41세女…중년 여성 노리는 ‘이 병’이라고?

임신 중 피부 심하게 가렵고 간 수치 높았다면...출산 후에도 건강에 관심 가져야/극심한 가려움증, 자가면역 간염 및 담관염의 전조 증상일 수 있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이 할로윈 거미줄 화장을 하고 있다. 얼굴과 가슴의 거미줄 모양 혈관(모세혈관 확장증)은 자가면역성 간질환(간경변)과 제한성 전신경화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젊은 시절 임신 중 피부 가려움증을 심하게 겪었던 41세 여성이 자가면역으로 간과 담관에 큰 손상을 입어 간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이 환자는 2015년, 2017년 두 차례의 임신 때 전신 가려움증과 흰색 대변(무색 변), 황달 증상을 겪었다. 하지만 출산 후 이런 증상은 감쪽같이 사라져 여느 임산부처럼 이후엔 진료나 추적 관찰을 전혀 받지 않았다.

이 환자는 2022년 재발성 요로감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배뇨통, 배뇨 절박감, 배변 후 잔여감 등 증상을 보였다. 환자는 증상별 문진을 통해 최근 약 1년 동안 전신 가려움증과 손 및 손목의 관절통으로도 고통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려운 부위를 긁으면 피가 났고, 양쪽 발의 피부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피부 경결 증상도 나타났다.

신체 검사에서는 얼굴과 가슴의 혈관이 거미줄처럼 보이는 증상(모세혈관 확장증),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이 하얗게 변하는 레이노 현상이 확인됐다. 환자는 가족 중에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있었지만 다른 위험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담배, 술, 불법 약물 등에는 입을 대지 않았고 경구 피임약이나 한방 보조제를 섭취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환자의 간 수치(AST, ALT, ALP 등)는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났고 자가항체(AMA, ANA)는 양성 반응을 보였다. 초음파 및 간 생검(조직 검사) 결과, 간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간염과 원발성 담관염의 특징이 동시에 나타났다. 멕시코 사회보장원(IMSS) 산하 국립병원 연구팀은 임신 중 ‘임신성 간내 담즙정체증(ICP)’을 겪은 이 40대 초반의 여성 환자에게 ‘자가면역 간염-원발성 담관염 중첩 증후군’과 ‘제한성 전신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환자는 표준 치료제와 면역억제제 병용 요법으로 약 3년 7개월간 치료받았으나, 안타깝게도 병의 진행을 막지 못했다. 결국 복수가 차고 문맥 고혈압 증상을 보이는 간경변으로 악화해 간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례 연구 결과(Autoimmune Hepatitis-Primary Biliary Cholangitis Overlap Syndrome With Limited Systemic Sclerosis)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사례는 임신 때 겪는 피부 가려움증이 뜻밖에 자가면역병의 전조 증상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임신 중 발생한 담즙정체증은 자가면역성 간 질환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가진 여성에게서 병이 시작됐음을 알려주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임신 중 가려움증이나 간 수치 이상을 겪은 여성은 출산 후에도 간 기능 점검과 자가면역병 검진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자가면역성 간 질환은 인체의 면역체계가 정상적인 간 세포나 담관(쓸개즙이 지나는 길)을 이물질로 착각해 공격하면서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킨다. 여기에는 간 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간염(AIH)’과 담관을 공격해 즙이 고이게 만드는 ‘원발성 담관염(PBC)’이 있다. 이 사례 속 환자에게는 이 두 가지 병이 함께 나타났다. 그럴 경우 간 손상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떨어져 간경변이나 간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자가면역 간염은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한국 질병관리청 및 대한간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가면역 간염의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4~5명 수준이다. 원발성 담관염도 인구 10만 명당 약 5~1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두 병이 동시에 나타나는 중첩 증후군은 전체 자가면역 간 질환 환자의 약 7~10% 수준이다. 여성 환자의 비중이 80~9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신 경화증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른 자가면역병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자가면역성 간염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하지만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3가지를 차단하면 간에 가해지는 2차 손상과 자가면역 반응의 악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첫째, 만성 스트레스 차단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백혈구 등 면역 세포의 기능을 억제한다. 명상, 가벼운 산책, 취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즉시 해소하고 간에 가해지는 체내 염증 부담을 줄여야 한다.

둘째, 수면 부족의 해결이다. 잠이 부족하면 면역력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줄고 감염과 싸우는 사이토카인 단백질의 분비도 급격히 감소한다. 매일 7~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고, 밤 11시 이전에 취침해 생체 리듬을 안정시켜야 한다.

셋째, 영양 불균형의 개선이다. 가공식품과 당분이 높은 음식은 면역 세포의 70%가 집중된 장내 유익균을 파괴하고 영양 결핍을 일으킨다. 간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과 아연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검증되지 않은 즙이나 민간요법을 멀리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임신 중 가려움증(임신성 간내 담즙정체증)을 겪었다면 모두 자가면역 간 질환으로 이어지나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임신성 간내 담즙정체증을 겪은 대부분의 산모는 출산 후 호르몬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다만 자가면역병에 대한 유전적 소인이 있는 일부 여성의 경우 임신 중 호르몬 변화가 숨겨져 있던 간 질환을 처음으로 드러내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산 후에도 가려움증이 지속되거나 간 수치가 비정상이라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Q2. 자가면역 간염-원발성 담관염 중첩 증후군은 일반 간염과 어떻게 다른가요?

A2. B형이나 C형 간염처럼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일반 간염과 달리, 자가면역 간 질환은 환자 본인의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합니다. 따라서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면역억제제나 담즙산을 분비·조절하는 약물(UDCA)로 치료합니다. 두 가지 병의 특성이 동시에 나타나므로 정밀 혈액검사(자가항체 검사)와 간 조직 검사를 함께 실시해 정확히 진단해야 합니다.

Q3.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간이식 없이 완치가 가능한가요?

A3. 약물로 간염 수치를 안정시키고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완치의 개념보다는 평생 관리하는 만성병에 가깝습니다. 중첩 증후군의 경우 약물 반응성이 단일 자가면역병보다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 중에도 간 섬유화나 간경변으로 진행하는지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간경변으로 악화하면 간이식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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