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티슈진의 무릎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가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에서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임상 실패와 별개로, 임상 결과조차 공시와 보도자료 내용이 다르게 배포되는 등 허술한 대응을 보이면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임상결과가 나오기도 전 주가가 요동치면서 정보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다만, 회사는 위약군에서 예상보다 크고 장기간 지속된 반응이 나타난 원인을 추가 분석하고, 오는 10월 공개될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향후 허가 전략을 협의할 방침이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는 21일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임상3상 결과와 관련, “주주분께 저희의 비전과 목표가 기대와 다르게 나온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만 이번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며, 성공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실패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임상에 대해 “실패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대응과정은 사실상 실패한 모습이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치료제 TG-C에 대해 2건의 미국 임상 3상 시험(TG-C 15302, TG-C 12031)을 진행해 왔다. 20일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VAS 통증 점수의 기저치 대비 평균 감소는 TG-C 38.7점, 위약 39.2점 감소했고, WOMAC 총점은 TG-C 27.61점, 위약 26.54점 감소했다.
하지만 보도자료에서는 VAS 투약군 38.6점, 위약군 39.1점 감소했고, WOMAC은 투약군 26.34점, 위약군 27.57점 감소했다고 보도자료를 잘못 배포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이 맞다”며 “데이터 취합 과정에서 데이터값이 일부 수정됐고 공시와 보도자료간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결과와는 별개로 회사 측의 안일한 대응도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상결과 유출됐나?…공시되기전 주가 ‘요동’
이번 임상 결과를 놓고는 외부에 공표도 되기 전 주가가 요동쳤던 점도 도마에 올랐다.
코오롱티슈진은 임상 통계분석을 외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아닌 내부 분석팀에서 진행했다. 문제는 임상결과가 공표되기 전 주가가 요동친 점이다.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8만원 후반에서 9만원 초반선을 유지하다 지난 13일과 16일 큰폭으로 떨어졌다. 앞서 20일 임상 3상에 대한 결과 공시가 나온 이후 21일 주가는 29.9% 하락해 4만2900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내부정보 관리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김정인 CFO는 “통계 분석은 소수 인원만 참여했다”며 “또 전 직원들에 대해 주식 매매 거래를 금지시켜 놨기 때문에, 내부 정보 유출로 인해 주가에 변동성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통계분석을 외부 CRO에 맡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 노문종 공동대표는 “통계팀을 내부에 유지하는 것이 부담이 돼 CRO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는 내부에 통계팀을 구성하고 있다”며 “내부에서 분석할 것이냐 외부에 맡길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전체 통계분석의 일부 항목은 외부를 통해 재확인했으며, 향후 원인 조사 과정에서 분석 전반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기업 CMO 출신 앤디 웨이먼 조사
이번 결과의 핵심은 TG-C 투약군 대비 위약군에서도 통증점수가 39.2점 감소하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다. 회사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조사에 나서며 연말까지 결과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조사는 정형외과 의사 출신 앤디 웨이먼(Andy Weymann) 박사가 주도한다. 웨이먼 박사는 글로벌 정형외과 의료기기 기업 스미스앤네퓨(Smith+Nephew)의 최고의학책임자(CMO)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이같은 위약효과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단계”라며 “임상에 등록된 환자들의 VAS 스코어가 4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위약효과가 높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는 있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VA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척도다. 높은 기저 통증점수와 큰 위약 반응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하나의 가설로 제시한 것이다. 이외에 진통제 등 다른 약물의 영향 가능성 등도 거론되지만, 회사 측은 현재로서는 위약 반응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눈길은 오는 10월에 나올 두 번째 임상 3상(TG-C 12031) 결과 발표로 모아진다. 두 시험은 설계가 같지만 참여 기관과 임상시험 책임자, 환자가 다른 독립적인 시험이다.
전 공동대표는 “위약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결과가 나올 경우, FDA와 허가 가능성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여지가 있다”며 “두 건의 임상 가운데 한 건만 유의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선례가 있지만, 아직 FDA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는 첫 시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만큼 기존 품목허가와 상업화 일정은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인공관절 치환술 시행률이 TG-C군 0.6%, 위약군 5.3%로 나타난 점을 질환 진행 지연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제시했다. 다만 발생 건수가 적고 공동 1차 평가변수가 아닌 만큼 추가적인 장기 추적과 검증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