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5일 (토)

“무조건 큰 병원?”⋯골든타임 확보하는 응급실 선택법

응급환자 몰리는 8, 9월⋯출발하기 전 필요한 ‘1분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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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면 대부분 당황한 나머지 “무조건 크고 유명한 대학병원”으로 달려간다. “가족이나 아는 의사가 있는 병원으로 가야 안심된다”며 멀리 떨어진 병원을 고집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불안감에서 나온 비합리적 선택이 오히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중 응급실 손님 가장 몰리는 ‘8~9월’, 왜 위험할까?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통계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응급실 내원 환자는 약 1,000만 명에 달한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매년 한 번 이상 응급실을 찾는 셈이다.

특히 응급실은 특정 시기에 환자가 급증한다. 연중 가장 붐비는 때가 바로 8월과 9월이다.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 증가, 휴가철 야외활동 사고, 추석 연휴가 겹치는 탓이다. 실제 명절 연휴 응급실 내원 환자는 평일 대비 최대 2배까지 늘어난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2월 역시 심뇌혈관 질환과 낙상 환자가 몰려 응급실이 붐빈다. 반면 봄철인 3~4월은 환자가 가장 적다. 8~9월과 12월처럼 과밀화가 심한 시기일수록 증상에 따른 병원 이원화 선택이 필수적이다.

119 구급차 탔다면?⋯“구급대원 판단 믿어야 더 안전하다”

의식 저하, 호흡곤란, 마비, 극심한 가슴 통증 등 생명이 위중할 때는 보호자의 고집을 내려놓는 것이 첫걸음이다. 119상황실은 인근 응급실의 잔여 병상과 수술 가능 여부를 실시간 파악한다. 구급대원이 지정하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다.

그래서 단순 고열, 장염, 가벼운 화상, 골절, 피부 찢어짐 등 경증 응급 상황은 대형병원보다 지역 중소 종합병원 응급실(지역응급의료기관)이 유리하다. 대형 대학병원은 중증 환자 위주여서 경증 환자는 순위가 밀려 대기만 길어진다. 반면 지역 종합병원에서는 신속한 수액 처치나 봉합 치료를 적은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쪽 마비, 언어장애,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 등 뇌졸중·심근경색 의심 증상은 즉시 수술이 가능한 대형 대학병원(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으로 가야 한다. 기존 암 환자나 투석 환자도 기록이 남아 있는 해당 대학병원을 찾는 게 안전하다.

다만, 평소 다니던 대학병원이나 지인이 일하는 멀리 있는 병원을 고집하다간 큰일 난다. 해당 응급실이 이미 포화 상태거나 당직 수술 의사가 없으면 이송이 거부되어 길 위에서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응급실 뺑뺑이’를 겪게 된다.

이런 배경에는 “지인을 통해 더 특별한 대접을 받겠지”라는 심리적 방어기제가 작용한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VIP 증후군(VIP Syndrome)’이라 부르며 경계한다. 특히 응급상황일수록 피해야 하는, 금기사항이다.

부산 온병원 응급의료센터 신우성 센터장(응급의학전문의)은 “보호자가 직접 차량을 운전해 이동할 때도 환자 증상에 맞춰 병원 규모를 냉정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조건 큰 병원?”⋯골든타임 확보하는 응급실 선택법
호흡이 정지된 응급 환자에 의료진이 급히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 온병원

무작정 출발 전 ‘1분의 여유’⋯119 의료상담·E-Gen 활용법

응급환자를 모시고 직접 이동할 때는 무작정 출발하기 전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1분의 여유’가 필요하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휴대폰으로 119에 전화해 ‘의료상담’을 받는 것이다. “아이에게 고열이 나는데 수액 처치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응급실이 어디냐”고 물으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해 최적의 병원을 알려준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응급의료포털 E-Gen’ 앱이나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주변 응급실의 실시간 대기 현황과 장비 가동 여부를 직접 조회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미리 다운로드 받아,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 빠르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기치 않게 다가오는 응급 상황. 그럴 때 찾아야 할 것은 가장 크고 유명한 병원이 아니다. 지금 환자 증상에 맞춰 가장 빠르게 의사를 만날 수 있는 병원이 최선이다.

그래픽=부산 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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