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글루텐프리·쌀빵 골랐는데 왜?”…‘건강빵’인데도 혈당 치솟은 이유

글루텐프리·통밀·무설탕도 방심 금물…제품명보다 총탄수화물·섭취량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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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프리·쌀·통밀·무설탕 등의 문구가 붙었다고 무조건 건강한 빵은 아니다. 원재료와 탄수화물 함량, 한 번에 먹는 양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체중 관리 중이거나 혈당을 신경 쓰는 사람은 일반 빵보다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건강빵’을 고른다. ‘글루텐프리’ ‘쌀’ ‘통밀’ 같은 문구가 붙어 있으면 안심이 되고, 일반 빵보다 훨씬 건강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빵이라는 이름만 믿고 먹었다가는 식후 혈당이 예상보다 확 오를 수 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나 다른 전분을 사용한 빵도 탄수화물 함량이 낮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품명보다 영양성분과 실제 섭취량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혈당 관리를 위해 영양성분표에서 탄수화물과 당류를 확인하고, 표시된 기준량뿐 아니라 실제 먹는 양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한다. 혈당을 관리할 때 빵 고르는 기준을 짚어본다.

글루텐프리, 밀가루 없애도 추가 전분이 영향

글루텐은 밀과 보리, 호밀 등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다. 밀가루를 먹었을 때 혈당에 영향을 주는 것은 글루텐이 아니라 주성분인 전분이다. 따라서 특정 단백질인 글루텐을 제거했다고 혈당을 올리는 탄수화물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시판 글루텐프리 빵도 밀가루 대신 쌀가루와 옥수수전분, 감자전분, 타피오카전분 등을 이용해 빵의 형태와 식감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글루텐프리 빵의 혈당지수를 분석한 연구도 있다. 브라질리아대 베르나르두 호망 연구진이 발표한 ‘글루텐프리 빵과 주요 원료의 혈당지수’ 연구에 따르면, 글루텐프리 빵 132종을 분석한 결과 61%가 높은 혈당지수로 분류됐다. 낮은 혈당지수에 해당한 제품은 18%에 그쳤다. 이는 ‘글루텐을 뺐다’라는 사실만으로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는 것은 아니며, 밀가루 대신 어떤 전분과 곡물 원료를 대체제로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부 소비자는 ‘글루텐프리’를 다이어트에 유리한 식품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식단은 글루텐 민감증이나 셀리악병 등을 이유로 글루텐 함유 식품을 제한해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식사법이다. 글루텐을 제거했다고 해서 빵의 탄수화물과 열량이 저절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관련 질환이 없는 사람이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하고 선택할 근거는 부족하다.

건강해 보이는 쌀빵’, 혈당에 더 나을까

쌀은 글루텐이 없지만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곡물이다. 특히 흰쌀을 곱게 분쇄해 쌀가루로 만들면서 입자가 작아진다. 이 때문에 쌀알을 그대로 먹을 때보다 전분이 더 빨리 소화·흡수될 수 있다.

또 쌀빵 역시 식감을 보완하기 위해 감자전분, 타피오카전분, 옥수수전분 등을 섞기도 한다. 쌀가루와 함께 넣은 첨가 전분의 비중이 높다면, 일반 밀가루 빵보다 혈당 관리에 특별히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쌀빵도 글루텐프리 빵과 마찬가지로 함께 사용한 전분의 종류와 배합, 탄수화물 함량 등에 따라 혈당 반응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통밀이나 잡곡을 넣은 빵도 정제 밀가루가 주원료일 수 있다. 특히 베이글 한 개에는 식빵 세 쪽에 가까운 탄수화물이 들어 있어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밀·잡곡빵도 방심 금물베이글 한 개면 식빵 세 장 수준

건강빵 중에서도 통밀빵이나 잡곡빵은 흰 식빵보다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품에 따라 정제 밀가루가 주원료이고, 통밀가루·귀리·호밀·잡곡을 일부만 넣기도 한다. 빵 표면에 곡물이나 씨앗이 붙어 있어도 반죽의 대부분이 통곡물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통밀·잡곡빵을 고를 때는 제품명보다 포장 뒷면의 원재료명을 먼저 살펴야 한다. 원재료는 많이 사용한 순서대로 표시되므로 첫 번째 원료가 밀가루인지, 통밀가루나 귀리 등 통곡물인지 확인하면 된다.

베이글은 통밀이나 씨앗이 들어갔는지와 별개로 한 개의 섭취량도 살펴야 한다. 반죽이 촘촘한 데다 일반 식빵보다 한 개 중량이 큰 경우가 많아 한 번에 더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플레인 베이글 110g당 탄수화물이 60g 들어 있다. 식빵 35g 한쪽의 탄수화물이 23g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베이글 한 개에 식빵 세 쪽에 가까운 탄수화물이 들어 있는 셈이다.

제품마다 크기와 배합이 다르지만 베이글 ‘한 개’라고 섭취량이 적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잼이나 꿀처럼 달콤한 스프레드를 곁들이면 당류와 탄수화물이 추가로 늘어난다. 크림치즈를 두껍게 바르면 열량과 포화지방 부담도 커진다.

무설탕·저당빵, 당류 0g이라도 혈당 오르는 이유

‘무설탕’이나 ‘당류 0g’이라는 문구는 혈당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이는 제품에 당류가 없거나 기준치 미만이라는 의미지 탄수화물까지 적다는 뜻은 아니다. 제품에 따라 설탕 대신 다른 대체감미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빵의 주재료인 밀가루, 각종 전분이 소화되면서 포도당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류가 0g으로 적혀 있어도 총탄수화물 함량이 높으면 혈당이 오를 수 있다.

포장지의 ‘무설탕’ ‘저당’ 문구만 보지 말고 영양성분표의 ‘총탄수화물’ 함량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무설탕이라는 말에 안심해 평소 한 조각 먹던 빵을 두세 조각씩 먹는 것도 문제다. 먹는 양이 늘면 실제 섭취한 탄수화물이 많아질뿐더러 맛이 심심하다고 잼이나 달콤한 라테까지 곁들이면 혈당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혈당을 관리한다면 ‘글루텐프리’ ‘쌀’ ‘통밀’ ‘무설탕’ 같은 문구보다 원재료와 총탄수화물, 실제 먹는 양을 함께 살펴야 한다. 빵만 배불리 먹기보다 섭취량을 조절하고, 달걀이나 두부·치즈 등 단백질 식품과 채소를 함께 먹는 것이 건강빵을 골랐는데 혈당이 치솟는 반전을 피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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