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즐겨 먹던 음식 때문에 베트남 40대 남성이 심각한 뇌부종과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베트남 국립열대병원은 최근 온몸에 고열이 나고 의식을 잃어가던 45세 남성이 응급실로 실려 와 인공호흡기를 단 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검사 결과, 환자는 돼지 연쇄상구균에 의한 급성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진단됐다. 의료진은 세균 감염으로 뇌와 뇌를 둘러싼 막에 심한 염증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뇌부종이 동반된 상태로 평가했다.
의료진은 즉시 목에 튜브를 넣어 숨길을 확보하고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와 뇌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응급 치료도 실시했다. 다행히 나흘간의 적극적인 치료 덕분에 뇌의 부기가 빠지고 의식을 되찾아 현재는 일반 병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돼지 연쇄상구균은 돼지의 편도, 호흡기 등에 존재하는 세균이다. 사람에게 감염되면 뇌수막염이나 패혈증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으로는 고열, 심한 두통, 구토, 의식 저하,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중증으로 진행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의료진은 환자가 평소 익히지 않은 돼지 피를 굳혀 만든 음식인 '띠엣 깐'을 즐겨 먹었다는 점을 감염 위험 요인으로 봤다.
익히지 않은 동물 피 굳혀 만든 음식, 세균 감염 위험 높여
문제가 된 베트남 전통 음식 띠엣 깐은 동물의 익히지 않은 피를 굳혀 만든 음식이다. 돼지·닭 등 동물의 생피를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굳도록 둔다. 이후 다진 고기, 허브, 땅콩 등을 올려 먹는다. 보통 붉거나 갈색을 띠며 푸딩·젤리·두부 같은 형태다. 베트남 일부 지역에서는 별미로 여긴다.
한국에서도 소나 돼지의 피를 굳힌 선지를 먹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선짓국이나 순대처럼 충분히 가열 조리한 형태로 섭취한다. 반면 띠엣 깐은 생피를 이용하기 때문에 혈액 속 세균이나 기생충에 노출될 위험이 더 크다.
특히 돼지 연쇄상구균은 감염된 돼지의 조직이나 혈액에 존재할 수 있다. 다만 띠엣 깐을 먹었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감염 여부는 섭취한 음식의 오염 정도, 개인의 면역 상태, 노출 경로 등에 따라 달라진다.
환자를 직접 치료한 국립열대병원 응급의학과의 판반마인 의사는 "의식을 잃는 수준의 급성 뇌수막염에서 가장 위험한 합병증은 뇌가 붓는 '뇌부종'이다"라며 "뇌 압력이 빠르게 올라가 뇌세포를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으며,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에서 돼지 연쇄상구균은 어른들의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 세균 중 하나"라며 "뇌수막염뿐만 아니라 피 전체가 세균에 감염되는 패혈증, 피부가 썩거나 피가 굳지 않는 심각한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돼지 연쇄상구균이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지만, 음식을 끓여서 완전히 익히면 세균이 모두 죽어 안전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해외여행을 가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 돼지 피나 고기를 날것으로 먹는 행위는 절대로 피해야 한다.
또한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 구토, 의식 변화, 경련 등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