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여권만 챙겼다간 낭패…해외여행 전 백신·말라리아약 언제 준비할까

황열 최소 출국 10일 전, 여행지 따라 접종·예방약 달라…귀국 뒤 열 나면 방문 지역 알려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행가방에 옷과 약품, 화장품이 들어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가기에 앞서 목적지에 필요한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예방약, 평소 복용하는 약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휴가철을 맞아 출국을 준비하면서 여행가방을 다 쌌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여권과 카드, 옷가지를 빠짐없이 챙겼더라도 해외 여행지의 감염병 위험에 대비하지 않았다면 준비가 끝났다고 볼 수 없다.

평소 건강한 사람도 낯선 기후와 음식, 물, 모기에 노출되면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 같은 나라에서도 도시와 농촌, 체류 기간과 계절, 숙소 형태, 야외 활동 여부에 따라 위험이 달라진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신형식 교수 사진=대전을지대병원

이 때문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신형식 교수는 14일 "해외에서는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데다 감염병으로 여행 일정을 중단할 수도 있다"며 "방문 지역의 감염병 정보와 필요한 예방접종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출국 직전 맞아도 될까

황열 백신은 아프리카나 중남미를 찾는다고 다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황열 감염 위험이 있는 지역을 여행하거나 입국할 때 국제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를 방문할 경우 필요하다.

증명서는 접종 10일 뒤부터 효력이 생기므로 최소 출국 10일 전에 맞아야 한다. 대부분 한 차례 접종으로 장기간 보호받을 수 있고 증명서도 평생 유효하다. 다만 면역 상태와 과거 접종 시기, 여행지의 유행 상황에 따라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A형간염 백신은 가능한 한 일찍 맞는 것이 좋다. 출국까지 2주가 남지 않았더라도 접종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40세가 넘었거나 면역이 약한 사람,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 곧 위험지역으로 떠난다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면역글로불린을 함께 투여할 수 있다.

장티푸스 백신은 종류마다 일정이 다르다. 주사 백신은 출국 최소 2주 전에 맞아야 하고, 경구 백신은 출국 최소 1주 전까지 복용을 모두 끝내야 한다.

콜레라 백신도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를 찾는다고 일률적으로 맞는 것은 아니다. 콜레라가 실제로 유행하는 지역인지, 안전한 물과 음식을 확보하기 어려운지를 살펴 접종 여부를 정한다.

말라리아약, 귀국 뒤에도 먹어야

백신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감염병도 있다. 말라리아가 대표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아프리카 등 말라리아 유행지역에 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두 종류의 백신을 권고하고 있지만, 일반 여행자가 출국 전에 맞는 여행자용 백신은 아직 없다.

여행자는 방문 지역에 맞는 예방약을 먹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 가운데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은 위험지역에 들어가기 1~2일 전부터 매일 복용한다. 여행 중에도 이어가고, 그 지역을 떠난 뒤 7일까지 먹어야 한다.

예방약마다 복용을 시작하는 시점과 귀국 후 먹어야 하는 기간이 다르다. 여행지의 약제 내성과 임신 여부, 나이, 신장 기능 등에 따라 적절한 약도 달라지므로 임의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얼음도 결국 물…밀봉 여부부터 확인해야

예방약과 모기 회피 못지않게 음식과 물이 중요하다. 해외여행 중 흔히 생기는 건강 문제 가운데 하나가 오염된 음식이나 물로 인한 여행자 설사다.

위생 상태가 불확실한 지역에서는 뚜껑이 제대로 밀봉된 생수나 충분히 끓인 물을 마셔야 한다. 얼음도 결국 물로 만들기 때문에 안전한 물을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면 피하는 편이 낫다. 양치할 때도 안전하게 처리한 물을 사용한다.

음식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 뜨거울 때 먹는다. 과일은 직접 껍질을 벗겨 먹고, 날고기와 덜 익힌 해산물, 상온에 오래 놓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가벼운 설사는 물을 충분히 마시면 좋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고열이나 혈변, 심한 복통, 반복되는 구토, 탈수 증상이 있거나 설사가 심하게 이어지면 진료받아야 한다. 설사 횟수만으로 병원에 갈지를 판단하기보다 동반 증상과 몸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

모기는 낮에도 문다

음식과 물 못지않게 조심해야 할 게 모기다. 모기가 옮기는 감염병은 말라리아뿐만이 아니다. 뎅기열과 황열, 치쿤구니야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도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는 주로 저녁과 밤에 활발하지만, 뎅기열 등을 옮기는 모기는 낮에도 사람을 문다. 위험지역에서는 특정 시간대만 피한다고 안심할 수 없다.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고, 방충망이나 냉방시설이 갖춰진 숙소를 가급적 이용하자. 모기 기피제는 무조건 3~4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적힌 사용 간격과 하루 최대 사용 횟수를 따라야 한다.

귀국 이후 열 나면 여행지부터 알려야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위험지역을 여행한 뒤 열이 나면 예방약을 빠짐없이 복용했더라도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귀국 후 수개월이 지나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1년 안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생겼다면 여행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열과 함께 발진이 나거나, 두통이 심하면서 의식이 흐려지거나, 혈변이 보이거나 구토가 반복되거나, 심한 물설사로 탈수 증상까지 생기면 진료가 필요하다.

의료진에게는 방문 국가뿐 아니라 머문 지역과 귀국일도 알려야 한다. 모기에 물렸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예방약을 제대로 챙겼는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기저질환자·임신부·영유아, 준비물부터 다르다

미리 준비할수록 여행 중 위험도 줄어든다. 다만 기저질환자와 임신부, 영유아는 몇 가지를 더 챙겨야 한다.

만성질환자는 평소 먹는 약을 여행 일정보다 여유 있게 갖고 간다. 위탁수하물에만 넣지 말고 기내수하물로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현지에서 진료받을 상황에 대비해 약의 성분명과 복용량, 질환명이 적힌 영문 처방전이나 진단서도 준비한다.

임신부는 여행 전에 산부인과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은 임신 중 맞을 수 없지만, 황열 백신은 사정이 다르다. 여행을 미룰 수 없고 황열에 감염될 위험이 접종 위험보다 크다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맞을 수 있다. 다만 말라리아 유행지역 여행은 가능하면 미루는 편이 낫다.

영유아는 국내 정기 예방접종 일정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생후 6~11개월 영아가 해외로 나갈 때 홍역 예방을 위해 백신을 앞당겨 한 차례 맞도록 권고받을 수 있다.

해열제도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을 미리 번갈아 먹일 필요는 없다. 아이의 나이와 체중에 맞는 한 가지 성분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두 약을 번갈아 먹이면 복용 시간과 용량을 혼동하기 쉽다.

여권과 카드를 챙기듯 예방접종 일정과 예방약, 평소 복용약도 출국 전에 점검해야 한다. 여행지에서 문제가 생긴 뒤 병원을 찾는 것보다, 떠나기 전에 위험을 줄이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대비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