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심한 기침 후, 눈 캄캄 45세女...눈앞에 ‘하트’ 모양 그림자 둥둥, 무슨 일?

‘발살바 망막병증’ 진단받아/기침·구토·변비로 인한 과도한 힘주기, 무거운 물건 들기, 격렬한 운동 등 신체활동이 ‘일시적’ 발병 원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이 기침을 심하게 하고 있다. 갑자기 기침·구토·변비로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면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발살바 망막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순간적으로 상승한 압력 때문에 눈 속 망막 혈관이 터지는 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5세 여성이 어느 날 심한 기침 발작을 겪은 뒤 왼쪽 눈이 갑자기 잘 보이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환자는 눈앞에 ‘하트’ 모양의 그림자 같은 것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당뇨병으로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안과 정밀 검사 결과, 환자의 왼쪽 눈 중심부로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크고 선명한 붉은색의 하트 모양 피가 고여 있었다. 기침을 할 때 갑자기 몸 안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눈 속 망막의 미세한 모세혈관이 터져 혈액이 고인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환자의 왼쪽 눈 시력은 시력표의 큰 글자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떨어져 있었다. 영국 베츠이 카드왈라드르대 병원 응급실 등 연구팀은 이 환자에게 ‘발살바 망막병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병증은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는 증상을 겪은 지 3주나 지나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눈 속에 가스와 피를 녹이는 주사제를 주입하는 최소 침습적 시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황반에 고여 있던 피가 시술 후 2주 만에 거의 다 사라졌다. 약 3개월 뒤에는 시력이 정상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다. 이후 17개월 동안에 걸친 추적 관찰에서도 재발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Heart-Shaped Subhyaloid Haemorrhage in Valsalva Retinopathy With Successful Delayed Minimally Invasive Managemen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사례 속 환자의 발살바 망막병증은 기침·구토·변비로 인한 과도한 힘주기, 갑자기 무거운 물건 들기, 격렬한 신체활동 등으로 숨을 참으면서 흉강(가슴 속)이나 복강(배 속)의 압력이 갑자기 높아질 때 발생하는 병이다. 당뇨병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순간적으로 몸속 압력이 올라가면 머리와 눈으로 이어지는 정맥의 압력도 동시에 급격히 상승한다. 이때 눈 안쪽 망막 표면에 있는 표재성 모세혈관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면서, 후방 유리체 면과 내한계막(망막의 가장 안쪽 얇은 막) 사이의 잠재적 공간에 혈액이 고인다. 이를 ‘유리체하 출혈’(유리체 아래 출혈)이라고 부른다.

특히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황반 부위는 유리체와 망막 사이의 접착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터진 피는 이 중심부인 황반으로 쉽게 흘러 들어가 고인다. 이 때문에 통증은 전혀 없지만 갑자기 눈앞에 먹구름이 낀 것처럼 흐려지거나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이 병으로 피가 고일 때는 중력의 영향과 조직 특성으로 아래가 볼록한 ‘배 모양’이나 ‘둥근 형태’의 출혈 형태를 띤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눈 속의 미세한 해부학적 구조와 생체역학적 힘의 균형에 따라 매우 이례적으로 ‘하트 모양’의 선명한 출혈 형태를 띠기도 한다.

발살바 망막병증은 17세기 이탈리아 의사 안토니오 마리아 발살바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숨을 참으면서 몸에 지나치게 많은 힘을 줄 때, 순간적으로 상승한 압력 때문에 눈 속 망막 혈관이 터지는 병을 가리키게 됐다. 발살바는 코와 입을 막고 숨을 강하게 내쉬어 몸속 압력을 높이는 행동, 즉 ‘발살바 기동((Valsalva maneuver)’에 관한 이론을 정립했다. 비행기에서 귀를 뚫거나 화장실에서 배에 힘을 주는 행동이 이에 해당한다.

눈 속에 피가 고였을 때는 피가 정확히 어느 깊이에 고여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피가 비정상적으로 엉뚱한 층에 고여 있는 것을 방치하면, 혈액 성분이 망막 표면과 장기간 접촉하면서 세포에 독성을 일으키거나 합병증을 초래해 영구적인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광학 일관성 단층촬영(OCT)’ 검사다. 빛을 이용해 눈 속 망막의 단면을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고해상도로 촬영하는 장비를 활용하면, 피가 망막의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

출혈의 크기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은 다양하다. 출혈이 작으면 별다른 치료 없이 가만히 두고 지켜보는 ‘경과 관찰’만으로도 몇 주나 몇 달에 걸쳐 자연스럽게 피가 흡수된다. 시력이 너무 많이 떨어졌거나, 빨리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최소 침습적 주사 요법, 레이저 치료, 유리체 절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사례의 환자에게는 최소 침습적 주사 요법을 사용했다. 이는 눈 속에 섬유소 용해제(피를 녹이는 약)와 팽창성 가스를 함께 주입하는 방식이다. 약물이 피떡을 부드럽게 녹이면, 가스 방울이 그 피를 밀어내 시야 중심부인 황반에서 벗어나게 유도한다. 안구에 칼을 대는 큰 수술을 피할 수 있다.

레이저 치료는 특정 레이저(엔디야그 레이저)를 이용해 피가 고인 막에 매우 작은 구멍을 뚫어 혈액이 아래로 흘러내려 가게 유도하는 방법이다. 회복이 빠르지만 환자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간혹 망막에 구멍이 뚫리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유리체 절제술은 출혈량이 너무 많거나 피가 단단하게 굳어 오랜 기간 없어지지 않을 때, 직접 안구 내부의 유리체와 혈액을 수술적으로 깨끗이 제거하는 방식이다. 확실하지만 수술에 따른 위험 부담이 있다.

이 환자는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있었다. 이처럼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사람은 이미 눈 속 모세혈관이 매우 약해져 있다. 일반인보다 압력 변화에 훨씬 더 취약해 발살바 망막병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이런 눈 속 출혈은 발병 후 가급적 일찍 치료해야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밀 검사(OCT) 상 망막 자체의 구조가 잘 보존돼 있다면, 발병 후 3주가 지나도 최소 침습적인 주사 치료로 충분히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이 사례는 보여준다. 평소 당뇨병·고혈압을 앓는 사람이 격렬한 기침이나 화장실에서 과도하게 힘을 주는 행동을 별다른 생각 없이 자주 하면, 눈 건강에 썩 좋지 않다.

일상적인 활동 중 갑자기 통증 없이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앞에 이상한 모양의 그림자가 둥둥 떠다닌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멋대로 자가진단해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기침을 심하게 한 뒤 눈앞에 검은 점이나 붉은 덩어리가 보입니다.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나요?

A1. 아닙니다. 출혈량이 적고 중심 시야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면,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 가만히 두어도 몇 주에 걸쳐 몸속으로 피가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시력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안과 진찰은 필수입니다.

Q2. 무거운 덤벨을 드는 근력 운동(웨이트 트레이닝)도 이 병을 일으킬 수 있나요?

A2. 그렇습니다. 무거운 바벨이나 덤벨을 들 때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배와 가슴에 강한 힘을 주게 됩니다. 이 동작이 전형적인 ‘발살바 기동(숨을 참아 복압을 높이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이삿짐을 나른 뒤 눈 속 혈관이 터져 병원을 찾는 사례가 종종 보고됩니다. 운동할 때는 숨을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내뱉는 호흡법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3. 당뇨병 환자가 이 병에 더 취약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3.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높은 혈당으로 온몸의 미세혈관이 점차 약해지고 망가지며 눈 속 망막의 혈관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처럼 당뇨망막병증으로 망막 모세혈관이 이미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는 정상인이라면 견딜 수 있는 작은 압력 상승(가벼운 기침이나 힘주기)에도 혈관이 훨씬 더 쉽게 터질 수 있습니다. 당뇨 환자에게는 평소 철저한 혈당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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