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수술 전 척추 전문의 2~3명에게 꼭 물어보세요”…측만증 2400례 집도의의 조언

김용정 서울부민병원 센터장 “성장기엔 묶는 척추 마디 최소화…수술 기준·방사선 노출 함께 따져야”

“수술 전 척추 전문의 2~3명에게 꼭 물어보세요”…측만증 2400례 집도의의 조언
청소년 척추변형 수술의 대가 김용정 센터장은 "한 번 수술하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라며 "어디서 수술하든 수술하기 전엔 꼭 척추 전문의 2~3명을 찾아 자세히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사진=부민병원그룹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 수술 2400여례를 집도한 김용정 서울부민병원 척추변형센터장. 한국과 미국에서 척추변형 환자를 진료해 온 그는 수술을 결정할 때 무엇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내 대학병원을 거쳐 마흔 무렵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척추변형 수술의 메카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연구하고, 뉴욕 특수외과병원(Hospital for Special Surgery·HSS)에서 임상강사로 근무한 뒤 컬럼비아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를 지냈다.

일찍부터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 수술에 널리 정평이 나 있었다. 지금까지 시행한 수술만 2400례가 넘는다. 게다가 척추변형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100편 중 3편이 그의 논문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수술 중 방사선 투시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척추경 나사를 삽입하는 기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성장기 아이에게 가능하면 방사선을 쬐지 않고 척추변형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데 평생을 매달렸다.

2020년 서울부민병원 진료원장으로 부임한 그는 2025년 5월 자신의 이름을 딴 '김용정 척추변형센터'를 열고, 청소년 측만증부터 노년의 골다공증성 변형까지 척추가 평생에 걸쳐 휘는 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

7월 4일 서울부민병원 미래의학센터에서 열린 대한근감소증학회(회장 하용찬) '제2회 근감소증과 척추변형 심포지엄'에서 그는 평생 연구한 청소년 특발성 측만증 2400여 례를 분석해 발표했다. 평생의 경험을 핵심만 뽑아 후학에게 전수한 자리였다. 평소 궁금했던 내용들을 물어보았다.

대한근감소증학회가 7월 4일 서울부민병원에서 연 '제2회 근감소증과 척추변형 심포지엄'에서 김용정 서울부민병원 척추변형센터장이 평생에 걸쳐 이룬 청소년 특발성 측만증 2400례 실증례를 설명하고 있다. 이 분야 최고의 노하우가 전수되는 순간이다. 사진=부민병원그룹

척추변형에 평생을 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아픈 가족사가 있습니다. 작년에 작고하신 손위 형님이 3살 때 척추결핵을 앓으며 등이 심하게 굽었어요. 어려서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고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했지만, 원하던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원서 제출조차 거절당했죠.

성인이 된 이후엔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산소통을 달고 다니는 삶을 살았어요. 형님은 폐 기능이 정상의 10%만 남아 수술도 못 받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 소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선천성·청소년 변형부터 노년 변형까지, 하나의 센터에서 모두 다루는 이유가 있습니까?

척추변형의 모든 스펙트럼을 이해하지 못하면 적절한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10대의 측만증과 60대 이후의 퇴행성 변형은 원인이 다르지만, 사람의 척추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겪는 문제라는 점에서 이어져 있습니다.

한쪽만 보면 놓치는 것이 생깁니다. (그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오전(청소년 측만증 2400례 분석)과 오후(변형 수술) 세션에 나와 이 철학을 실제 프로그램 구성으로도 보여줬다.)

김용정 척추변형센터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척추가 틀어져 고통 받고 있는 환자에 척추를 다시 바르게 해주는 척추변형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부민병원그룹

우리 아이 척추측만증, 집에서 확인할 있나요?

상의를 벗고 양발을 모은 뒤 허리를 90도로 숙이게 해 뒤에서 보면(전방굴곡검사), 한쪽 등이나 갈비뼈가 더 튀어나오거나 어깨·허리선 높이가 다를 때 측만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확진과 각도 측정은 X선 검사가 필요하겠지요.

아이 등이 휘어 보일 , 부모는 어느 단계에서 수술을 고민해야 하나요?

아이의 등이 휘어 보이면 저와 같은 척추변형 전문의를 먼저 찾아야 불필요한 방사선 검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간단한 진찰로 척추가 휘는 정도를 먼저 측정하고, 좌우 비대칭이 7도 이상이면 그때 방사선 촬영을 합니다.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단계라면, 'EOS'라는 저선량 촬영 장비가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X선의 10분의 1 수준의 방사선으로 전신 척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성장기 아이에게 특히 유리합니다. 서 있는 자세, 팔 위치 등 정해진 자세를 정확히 따라야 측만 각도가 제대로 나오므로, 촬영 경험이 있는 병원을 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급성장기에 있는 아이는 척추가 20도 이상 휘었다면 보조기 치료가 필요하고, 성장이 끝나가면 35도 이하에서는 추적검사만 하면 됩니다. 세계적인 척추변형 교과서 기준으로는 성장이 끝났는데도 흉추 45도, 흉요추 만곡 40도 이상이면 수술을 권합니다. 다만, 우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급여 기준으로는 50도가 넘어야 수술 급여가 적용됩니다.

수술을 하더라도 청소년에겐 '유합을 최소화해야 한다' 원칙을 강조해 왔습니다. 적게 묶으라 하나요?

척추는 마디마디가 조금씩 움직여서 전체 허리 굽힘을 만듭니다. 한 마디가 담당하는 움직임이 약 15~20도인데, 수술로 묶는 마디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전체 움직임이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허리뼈 2번까지만 묶으면 약 100도 움직임이 남지만, 4번까지 묶으면 53도밖에 남지 않습니다. 허리를 절반도 못 굽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수련의들 가르칠 때 이렇게 말합니다. "1번 요추나 흉추만 묶으면 축구를 해도 된다. 하지만 4번까지 묶으면 K팝 춤도 어려워진다. 유합을 최소화해서 이 아이들이 100살을 살면서 수술해준 의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하라"고요.

이미 굽은 허리, 운동으로 있나요?

구조적으로 굳은 변형은 운동만으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등 근육(기립근) 강화 운동은 진행을 늦추고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근력 운동은 근감소증을 늦추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골다공증과 척추변형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뼈가 약하면 압박골절이 생기고, 골절이 쌓이면 굽은 등(후만) 변형으로 이어집니다. 수술을 하더라도 골밀도가 낮으면 합병증 위험이 커집니다.

근육이 줄고 뼈가 약해지는 노년에, 가장 강조하고 싶은 예방법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골밀도입니다. 그런데 골밀도는 20대까지 평생의 수준이 거의 결정됩니다. 그래서 그 이전인 중·고등학교 때 체육 활동이 가장 중요한데, 우리나라 교육은 정반대로 가고 있어 걱정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바른 자세와 맨손체조의 생활화이고, 세 번째가 근력 운동입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그냥 변형이 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생활습관이 척추 노화를 크게 만듭니다.

척추변형 수술은 살까지 가능한가요?

나이 자체보다 전신 상태와 뼈 상태가 관건입니다. 고령이라도 골다공증을 관리하고 적절한 수술법을 쓰면 교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민병원에서는 80대 중반까지 수술을 하고 있고, 척추골절의 경우 90대까지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므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척추변형 수술을 앞둔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 의료진에 물어야 질문이 있다면?

수술 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반드시 2~3명의 전문가를 만나 상의하고, 질문하고, 비교한 뒤에 선택해야 합니다. 한번 수술하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입니다.

굽은 등을 '그냥 나이 '이라 체념하는 분들에게도 조언하신다면요?

찾으려 하면 길은 항상 있습니다. 전문가와 상의하고, 가족과 의논하면 길은 반드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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