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다가 철제 막대에 배를 부딪힌 4세 아이가 처음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주일 뒤 혹이 생기면서 수술받은 사례가 보고됐다.
튀니지 모나스티르대 의대 의료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외상증례보고(trauma case reports)》에 4세 남아의 외상성 복벽 탈장 사례를 발표했다. 외상성 복벽 탈장은 교통사고, 자전거 핸들, 철봉 같은 단단한 물체에 배를 세게 부딪힌 뒤 배 안쪽 근육과 막이 찢어지면서 장기나 지방 조직이 피부 밑으로 밀려나오는 상태다. 피부가 찢어져 배 안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안쪽 복벽이 손상돼 생기는 드문 부상이다.
아이는 놀던 중 세로로 세워진 철제 막대에 떨어지며 배를 부딪혔다. 병원에 왔을 때 의식과 혈압 등은 정상이었고, 배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나 복막염을 의심할 만한 소견도 없었다. 눈에 띄는 상처는 생식기 아래쪽에 생긴 약 1cm 크기의 얕은 상처뿐이었다. 초음파 검사에서도 배 안 장기 손상은 보이지 않았다. 의료진은 상처를 봉합한 뒤 하루 동안 지켜보고 아이를 퇴원시켰다.
하지만 일주일 뒤 상황이 달라졌다. 아이는 배가 아프다며 다시 응급실을 찾았고, 할머니는 아이의 오른쪽 아랫배에 크기가 변하는 불룩한 혹이 보였다고 말했다. 진찰 결과 오른쪽 아랫배에 약간 통증이 있는 불룩한 혹이 보였고, 의료진은 탈장을 의심했다. 이 혹은 처음에는 손으로 누르면 다시 배 안쪽으로 들어가는 상태였다. 그러나 입원해 지켜보던 중 다음 날 이 혹은 더 이상 잘 들어가지 않았고 통증도 심해졌다.
초음파 검사 결과 배꼽 아래쪽 근처 복벽에 약 20mm × 10mm 크기의 구멍이 생겼고, 그 틈으로 대망이 밀려나온 것이 확인됐다. 대망은 장을 앞치마처럼 덮고 있는 지방 조직이다. 쉽게 말해, 배 안쪽 지방 조직이 찢어진 복벽 틈을 통해 피부 밑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의료진은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중 복부 근육과 복막에 구멍이 확인됐고, 그 사이로 대망이 빠져나와 주변 조직에 붙어 있었다. 다행히 소장 손상은 없었다. 의료진은 달라붙은 조직을 조심스럽게 떼어낸 뒤 찢어진 복벽을 봉합했다. 아이는 수술 이틀 뒤 퇴원했고, 2주 뒤 진료에서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외상성 복벽 탈장은 처음 진찰과 영상검사에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에게 배를 국소적으로 세게 부딪힌 병력이 있고 이후 통증이나 불룩한 혹이 나타난다면, 처음 검사 결과가 정상이었더라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