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의 소액주주들이 잔뜩 뿔이 났다. 휴온스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휴온스가 비상장 관계사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휴온스그룹은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휴온스랩 지분 64%를 보유한 휴온스글로벌의 소액주주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휴온스랩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인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는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존속회사는 휴온스, 소멸 회사는 휴온스랩이고 합병 비율은 1:0.4256893이다. 휴온스랩 지분 64.08%를 쥐고 있는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의 발행 신주를 배정받게 되는데, 신주 382만5327주 가운데 245만주 가량 받을 것으로 보인다.
휴온스는 7월 합병 승인 결의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합병기일은 8월 18일이다. 휴온스는 신주를 발행해 휴온스랩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현재 합병을 위한 주관사 선정까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합병 배경에 대해 휴온스그룹은 휴온스의 사업확장과 연구개발 역량 강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휴온스의 기존 제네릭(복제약) 중심 사업구조에 휴온스랩의 신약 후보물질과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이 더해져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합병을 통해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혁신형 제약기업·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약가 우대 혜택이 부여된다. 이에 휴온스의 연구개발 역량을 제고함으로써 약가 개편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휴온스랩이 휴온스로 편입되면서, 휴온스글로벌의 기업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구조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휴온스랩이 휴온스로 흡수돼 휴온스글로벌의 지분 가치가 낮아지면 향후 오너 일가의 승계 과정에서 추가 지분 확보에 드는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휴온스글로벌 최대주주는 윤성태 회장(42.76%)이며, 장남인 윤인상 부사장의 지분율은 4.62%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추정은 향후 실제 지분 매입이나 승계 움직임이 확인돼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도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은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합병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휴온스랩의 ‘하이디퓨즈’ 기술이다. 이는 정맥주사(IV)로 투여하는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제제 ‘하이디자임주’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품목허가 신청은 임상 1상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고 안전성·내약성 평가 결과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 잠재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큰 이슈는 이번 합병 추진으로 기존 휴온스글로벌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한때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52주 신저가인 3만4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회사 합병과 관련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가 있었던 12일 종가(4만4050원)와 비교하면 21.7% 빠진 수치다. 이날 거래소 기준 종가도 전날 대비 5.81% 하락한 3만5650원에 그쳤다.
이에 소액주주연대 플랫폼인 액트를 통해 결집된 소액주주 지분율은 11.38%에 이른다. 지난 14일 3%대에 불과하던 결집률이 불과 4일 만에 대폭 늘어났다.
이들은 주주연대를 대표할 인물을 추대하는 한편,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합병이 휴온스글로벌 일반주주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했는지, 향후 휴온스랩의 가치평가와 합병비율이 정당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회사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소액주주 반발에 대한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 “합병에 이르기까지 합병승인 결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와 관련 절차를 통해 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