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병원이 무섭던 아이들, 의사·간호사 일터를 걷다

부민공익재단, 고려인 등 이주배경 초등학생들에 병원 팸투어

병원은 아이들에게 낯선 공간이다. 흰 가운, 주사, 검사실, 긴 복도…. 아픈 사람이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직접 걸어보면 달라진다. 병원은 누군가의 몸을 고치고, 불안을 덜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돕는 사람들이 모인 현장이다.

부민공익재단(이사장 정흥태)은 16일 인제대 다이음센터와 함께 경남 김해에 사는 '이주배경' 초등학생을 부산 해운대로 불렀다. 한국이 낯선 이들에게 해운대부민병원을 자세히 둘러보는 팸투어를 하려는 것.

부모 중 외국 출신이 있거나,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온 아이들이다. 과거엔 '다문화 학생'이라고도 불렀지만, 요즘은 '이주배경'으로 바꿔 쓰는 추세다.

특히 김해 진영 일대엔 고려인 동포들이 많다. 한반도 북쪽 연해주에 살다 1937년 소련 스탈린 정권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다시 뿌리를 내린 이들의 후손. 이들에게 한국 땅은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우리에게도 고려인은 더 각별한 사람들이다.

병원이 무섭던 아이들, 의사·간호사 일터를 걷다
부민공익재단은 5월 16일 인제대 다이음센터와 함께 경남 김해에 사는 '이주배경' 초등학생을 초청해 부산 해운대부민병원 팸투어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부민공익재단

부민공익재단은 이들에 주목했다. 이번 프로그램도 한국어 학습은 물론, 실제 현장 체험으로 진로 탐색과 자기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은 먼저 해운대부민병원 지하 4층 강당에서 열린 '더행복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했다. 낯선 병원 공간에 바로 들어가기보다 음악으로 분위기를 풀고, 문화예술을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세심한 배려다.

이어 병원 1층부터 4층까지 주요 시설과 전문센터를 둘러봤다. 진료실, 검사 공간, 환자 동선, 각 센터의 역할을 살피며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몸으로 익혔다.

아이들에게 병원 팸투어는 단순 견학이 아니다. 의료진이 어떤 일을 하는지, 환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진료받는지, 병원 안에서 서로 다른 직업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는 진로체험이다.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직업과 공공적 역할을 이해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나중에 의료인으로 성장할 경우, 이들은 중앙아시아와 한국 사이에 튼튼한 가교 역할을 할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점심식사 뒤에는 부산 해운대 아쿠아리움으로 이동했다. 학생들은 해양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교실 밖 배움을 이어갔다. 정흥태 부민공익재단 이사장은 "아이들이 병원을 보다 친근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느끼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새로운 꿈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랬다"며 "앞으로도 고려인 후손 등 이주배경 아이들을 위한 교육·문화 지원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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