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말수 줄어들고 기억 깜빡깜빡”⋯고령 치매 아닌 ‘이것’ 증상일 수 있다

고령층 뇌종양은 초기 증상이 치매와 유사해 처음엔 알아차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버이날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이 부쩍 말수도 줄고 기억을 깜빡깜빡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인다면 흔히 치매를 의심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치매가 아닌 뇌종양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오늘날 고령층에서 뇌종양이 발견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문제는 고령 뇌종양은 증상이 젊은층 뇌종양 환자와 달라 처음엔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젊은 뇌종양 환자는 보통 두통, 구토, 경련, 마비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 반면 고령 환자는 기억력 및 판단력 저하, 성격 변화, 걸음의 느려짐, 의욕 저하 같은 인지기능이나 행동 변화가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로 치매가 시작된 줄 알고 병원을 찾아와 검사를 받다가 전두엽 또는 측두엽 종양, 뇌수막종, 전이성 뇌종양 등이 발견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그중 ‘뇌수막종’은 흔하게 발병하는 뇌종양 중 하나다. 뇌를 감싸는 막에서 종양이 생기는 이 병은 종양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시력 및 후각 저하, 언어 장애, 마비, 경련,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양승호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감마나이프센터장)는 “특히 전두엽 주변에 생기는 수막종은 무기력증, 성격 변화, 실행 기능 저하 등 치매와 비슷한 양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며 “뇌수막종이 발견되면 의료진은 종양의 크기와 성장 속도, 부종 여부,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해 경과를 관찰하고 그에 맞는 수술 방법을 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뇌수막종 외에도 폐나 유방, 대장, 신장 등 다른 장기의 암이 뇌로 전이된 종양인 ‘전이성 뇌종양’도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뇌종양이다. 

뇌종양이 발생하면 보통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치료가 진행된다. 다만 고령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치료를 진행할 땐 동반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 인지 기능, 보행 능력, 영양 상태 등을 함께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양 교수는 “최근에는 수술 현미경, 신경내비게이션, 기능적 뇌지도, 수술 중 신경 감시, 각성 뇌 수술 등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더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며 “특히 언어, 운동, 기억과 관련된 부위에 가까운 종양에서는 기능 보존을 위한 계획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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