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 두통과 구토로 9주 동안 집에 머물렀던 40대 여성이 희귀 신경질환 진단을 받은 뒤, 증상을 견디기 위해 카페인에 의존해야 했던 사연을 공유했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밀턴케인스에 사는 회계사 사프나 비드월(45)은 2024년 1월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Spontaneous Intracranial Hypotension, SIH)’ 진단을 받았다. 뇌척수액이 새면서 뇌가 아래로 처지는 질환이다. 연간 10만 명당 5명꼴로 보고된다.
그는 2023년 7월 가족과 크로아티아 여행 중 갑자기 두통을 느꼈다. 다음 날에는 메스꺼움과 구토가 이어졌다. 45분 정도 하이킹을 시도했지만 힘들어 누워 쉬었고, 누운 상태에서는 증상이 줄었다. 이후에도 두통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당시에는 폐경이나 스마트폰 사용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편두통과 구토, 식욕 저하가 이어졌고 2023년 12월 29일 입원했다. CT와 MRI 검사 끝에 2024년 1월 2일 뇌가 처진 소견이 확인돼 SIH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에게 휴식과 카페인 섭취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매일 커피 세 잔과 카페인 정제, 제로 콜라를 섭취하며 생활했다. 오후 늦게 카페인을 섭취하면 다음 날 아침 두통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했다. 최소 9주 동안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 지내야 했다.
온라인 환자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찾던 그는 2024년 3월 신경영상 전문의를 찾아갔다. 척수 조영검사 두 차례로 누출 위치를 확인한 뒤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의뢰됐다. 초기에는 구멍이 작아 자연 회복 가능성을 고려해 경과를 지켜봤다.
3개월 뒤 MRI에서도 누출이 계속되자 수술을 고민했다. 그는 “카페인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2025년 3월 흉추 라미노플라스티 수술을 받았다. 수술 중 누출 부위에 10mm 크기 구멍도 발견됐다. 흉추는 뇌척수액 누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이후, 상태는 빠르게 호전됐다. 수술 다음 날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았는데도 두통은 없었다. 그는 현재 약 98% 회복돼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이제 더 이상 카페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사프나는 “이 질환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단순 두통으로 여겨지는 일이 많다”며 “환자들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누우면 괜찮고, 일어나면 머리가 깨질 듯”…자발성 두개내 저압증’ 어떤 질환이길래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SIH)은 특별한 외상이나 시술 없이 뇌척수액(CSF)이 척추 경막의 미세한 결손 부위를 통해 새어나오면서 두개 내 압력이 낮아지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뇌를 지지하던 부력이 감소하고, 뇌가 아래쪽으로 처지면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새로 발생한 두통에서 반드시 감별해야 하는 이차성 두통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진단이 지연되면 일상 기능 저하와 신경학적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기립성 두통으로,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누우면 괜찮아진다. 이 외에도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 이명, 시야 이상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두통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지연되기도 한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도 환자의 약 10%는 전형적인 기립성 두통이 없어 진단까지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발병률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해외 역학 연구에서는 연간 인구 10만 명당 약 2~5명 수준으로 보고되며, 평균 발병 연령은 40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정확한 전국 단위 유병률 통계는 제한적이지만, 희귀 질환으로 분류되며 20~40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고된다는 연구가 있다.
진단은 MRI와 척수 조영검사 등을 통해 누출 위치를 확인하며, 치료는 안정과 수액, 카페인 투여 같은 보존적 방법부터 경막외 혈액 봉합술, 수술적 치료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