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원주(86)가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전원주는 지난 29일 TV조선 ‘퍼펙트 라이프’에 출연해 올 초 빙판길 낙상 사고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해 “지금은 좋아졌다. 치료하니 살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런데 또 다른 걱정이 있었다. 전원주는 1년 전 건강검진에서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전원주는 “요즘 깜빡깜빡하는 증상이 잦아졌다. 사람을 잘 못 알아봐 오해를 받기도 하고, 얼굴은 아는데 이름이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밥을 사줬는데 누군지 기억하지 못해 낭패를 본 적도 있다. 지금은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원주는 “친한 동창 한 명이 치매가 왔다. 나랑 방금 인사해놓고 ‘댁은 누구세요?’ 이러더라. 내가 주저 앉았다”라며 “치매 걸린 친구를 보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처참하다. 살아도 사는게 아니다”고 두려워했다. 그러면서도 전원주는 “자녀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짐이 될까 봐 노래와 춤, 등산을 하고 있다”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도인지장애란?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치매는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 모두에게 가장 무서운 질환이 됐다. 앞서 배우 임현식(80), 성우 배한성(79)도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두뇌 기능이 약해지는 초기 신호에 가깝다. 정상 노화와 치매 사이의 중간 단계로, 일부는 알츠하이머 등 치매로 진행되지만 일부는 정체· 회복되기도 한다. 기억력, 주의력, 언어, 판단력 등이 나이에 비해 뚜렷하게 떨어지지만, 밥 먹기, 씻기, 옷 입기, 집안일 등 기본 일상생활은 스스로 할 수 있다.
대표 증상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는 대표적 증상들이 있다. 최근 일을 깜빡해 방금 한 말, 약속 시간, 주문한 음식까지도 금방 잊는다. 전원주처럼 이름·얼굴 헷갈림도 흔하며, 결정·집중력 부족도 나타나 TV를 보다가 중간에 무슨 내용인지 모를 때가 많고, 식사를 고를 때도 망설이게 된다. 질문을 반복하는 일도 잦아진다. 가족이 들을 때 “아까 말했잖아” 식의 반복이 늘어난다. 이런 증상이 잦아지면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간단한 기억·언어 테스트, 뇌영상(CT·MRI) 검사를 받아 본다.
치료
인지 저하를 빠르게 막는 특효약은 없지만, 알츠하이머형 경도인지장애라면 기존 치매 약물을 시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인지재활 프로그램(기억력·지남력·집중력 훈련), 게임·퀴즈, 암기·수리·문제 해결 훈련 등은 일시적으로 인지 기능을 개선시키거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연구가 있다.
예방
경도인지장애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생활습관과 정신건강 관리를 잘 하면 뇌 건강을 보다 오래 지킬 수 있다. 주 3~5회,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걷기, 수영, 자전거 등)이 뇌혈류를 개선하고 인지 저하 속도를 떨어뜨린다. 지중해식 식단(채소·과일·견과류·생선·올리브오일)은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며, 매일 7~8시간 규칙적 수면과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등이 권장된다. 우울·불안 등 스트레스를 운동과 명상, 상담 등으로 관리하면 인지 저하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우울증 등 다른 질환을 함께 관리하고, 금연·절주를 유지하며 가족과 대화, 친구 만나기, 동호회, 봉사활동 등 사회적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효과적이다.
고관절 수술과의 악순환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고관절 골절 수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수술 후에는 통증과 안정을 위해 한동안 많이 누워 지내야 하기 때문에, 근육이 빠르게 약해지고, 심장·폐 기능도 떨어지고, 우울·무기력감이 커지기 쉽다. 이렇게 침대에 오래 누워 있는 것으로 인한 합병증(혈전, 폐렴, 압박궤양)과 인지 기능의 추가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수술 전에 “뇌 기능이 조금 떨어진 상태”라는 점을 의료진에게 분명히 알려, 재활 지시를 더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가족이 매일 “몇 발 걸어보자” “몇 분만 앉아서 시간 보내기” 처럼 작은 목표를 반복해서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