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바비스모’ PFS 처방권 진입…안과 주사 선택지 넓어진다

4월 1일부터 건보 적용…기존 바이알과 같은 기준 적용


바비스모 PFS 제품. 사진=한국로슈

안과 질환 치료에 쓰이는 주사제도 이제는 환자 상태와 진료 환경에 맞춰 제형을 고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로슈의 안과 치료제 ‘바비스모’가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제형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되면서, 기존 바이알 제형에 더해 새로운 처방 선택지가 추가됐다. 장기간 반복 치료가 필요한 망막질환 환자에게는 치료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한국로슈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안과 질환 치료제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의 사전충전형 주사기인 프리필드시린지(PFS) 제형에 대해 4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승인받아 국내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바비스모는 안과 영역에서 허가받은 최초의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다. 기존 안과 치료제들이 주로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를 표적으로 삼았다면, 바비스모는 여기에 더해 망막 혈관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염증에 관여하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까지 동시에 억제한다. 국내에서는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nAMD), 당뇨병성 황반부종(DME)에 의한 시력 손상,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RVO)에 의한 시력 손상 등 3개 적응증에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급여가 적용되는 바비스모 PFS는 기존 바이알 제형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이 때문에 치료 도중 제형을 바꾸더라도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경우 황반하 맥락막 신생혈관 환자에서 급여가 인정된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당화혈색소(HbA1C) 10% 이하이면서 중심망막두께(CRT) 300㎛ 이상인 경우 급여 대상이 된다. 다만 환자 상태와 적응증에 따라 세부 급여 적용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총 투여 횟수는 다른 항-VEGF 치료제 투여 이력을 포함해 환자 1인당 14회 이내다.

환자와 의료진 입장에서는 바이알과 PFS 가운데 같은 급여 조건 아래 제형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프리필드시린지는 약물이 미리 주사기에 충전된 상태로 공급되기 때문에 별도의 조제 과정 없이 바로 투여할 수 있다. 기존 바이알 제형처럼 약물을 옮겨 담는 절차가 줄어 준비 시간이 단축되고, 투여 준비 과정이 단순해져 오염이나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복적인 유리체내 주사가 필요한 망막질환 치료 특성을 고려하면, 시술 편의성과 진료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변화다.

제품 설계도 시술 편의성을 고려했다. 바비스모 PFS는 극도로 얇은 바늘 벽(Extra Thin Wall) 구조를 적용해 유리체내 주사에 쓰이는 표준 주사침보다 내경이 30% 이상 넓다. 같은 압력으로도 더 높은 유속을 낼 수 있어 일반 주사기보다 투여 시 손에 가해지는 힘이 덜 들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주사기와 바늘을 단단히 고정하는 루어락(Luer-lock) 시스템, 손에 쥐기 쉬운 손가락 그립을 적용해 한 손으로도 보다 간편하고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주사기 내부에는 실리콘을 구워 입히는 코팅 기술을 적용해 유리 실리콘 입자에 따른 오염 가능성을 줄이고, 보다 부드러운 주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효과와 안전성은 대규모 글로벌 임상연구를 통해 축적됐다.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3000명 이상이 참여한 4건의 허가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인 최대교정시력(BCVA) 변화는 대조군인 애플리버셉트 2mg과 비열등한 수준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안구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 역시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돼 전반적으로 수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사후 분석에서는 해부학적 개선 속도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제시됐다. 기저 시점에 망막내액(IRF) 또는 망막하액(SRF)이 있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TENAYA와 LUCERNE 연구에서는 치료 12주 시점에 바비스모 투여군의 85.5%에서 망막내액과 망막하액이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YOSEMITE와 RHINE 연구에서는 황반중심두께(CST)가 정상 두께인 280㎛ 미만으로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이 대조군보다 16주 빨랐다.

투약 간격을 길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기 치료 부담을 낮출 가능성으로 주목된다. 바비스모를 투여한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에서는 치료 2년 차에 약 5명 중 3명이 16주 간격, 즉 연 3회 수준의 투여 간격을 유지했다. 세부적으로 TENAYA와 LUCERNE 연구의 2년 결과를 보면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74.1~81.2%는 최소 12주 이상, 59.0~66.9%는 16주 간격을 유지했다. YOSEMITE와 RHINE 연구에서도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의 약 80%가 12주 이상, 60% 이상이 16주 간격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반복 주사가 불가피한 망막질환 치료에서 ‘약효’뿐 아니라 ‘치료를 얼마나 끊기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는 만큼, PFS 제형의 급여 진입은 실제 진료 현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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