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휴온스랩 SC 제형 변경 플랫폼, 시장에서 먹힐까

IV 대비 약물 전달력 입증… 선발 기업 특허 장벽 뚫기엔 아직 ‘먼 길 ’

휴온스랩은 알테오젠과 미국 할로자임 등이 선점하고 있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 변경 플랫폼 및 통증완화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각 사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 휴온스랩이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꾸는 제형 변경 플랫폼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 할로자임 테라퓨틱스(할로자임)와 국내 알테오젠의 양강 체제가 이룬 시장을 파고 들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랩은 자체 플랫폼 ‘하이디퓨즈’의 기술 수출과 이에 기반한 통증 완화제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랩은 최근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제형 변경 플랫폼인 하이디퓨즈의 성능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나 조직 속에 끈적한 그물망 구조로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약물의 침투력과 흡수력을 높이는 물질(효소)이다. 여러 기업이 생체 내 존재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에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접목해 그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그 결과 수 시간 동안 병원에서 투약해야 하는 정맥주사형 바이오의약품을 수 분 내 투약이 가능한 피하주사형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지난 4일 휴온스랩은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미국임상약리치료학회(ASCPT) 연례회의’에서 하이디퓨즈가 항체·항체약물접합체(ADC) 등과 같은 바이오의약품을 SC제형으로 변경하는 데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휴온스랩에 따르면 11종의 단일클론항체와 3종의 ADC에 하이디퓨즈를 적용한 뒤 기존 IV제와 비교했다. 하이디퓨즈 적용군은 약물 노출량과 최대 혈중 약물 농도가 대조군 대비 각각 116~162%, 113~170% 향상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이디퓨즈를 활용해 SC제형으로 변경하면 약물 전달률이 IV제형에 비해 크게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선발 업체들처럼 제형 변경을 위한 플랫폼 기술수출 전략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투약 편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SC 제형 변경 플랫폼은 그 수요가 끊임없이 창출될 전망이다. 항체에서 다중항체, ADC에서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으로 진화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기반으로 한 신약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며, 이들 약물이 시장성을 확보할수록 SC 제형 변경의 필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검증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 변경 플랫폼을 확보한 기업은 미국 할로자임과 국내 알테오젠 2곳 뿐이다. 할로자임은 2000년대 말에 관련 플랫폼인 ‘인핸즈’를 내놓았고, 알테오젠은 그보다 약 10년 늦은 2019년 말에 ‘하이브로자임’을 완성했다.

이후 ‘인핸즈’는 미국 얀센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와 스위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등 10여종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제형 변경에 사용됐다.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SC제형 변경을 성공시키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키트루다 SC제형인 ‘키트루다 큐렉스’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지난해 9월과 11월 차례로 승인됐다.

이에 비해 후발 플랫폼인 하이디퓨즈의 글로벌 사업화에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과 달리 하이디퓨즈의 염기서열은 인핸즈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할로자임의 특허 만료에 따라 하이디퓨즈의 사업화가 결정되는 구조인 것이다. 미국이나 EU 등에서는 인핸즈의 특허가 2027~2029년 사이로 연장됐지만, 한국에서는 지난해 3월 특허가 만료됐다.

이와 관련, 항체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특허 문제가 없는 플랫폼이 존재하는 이상 하이디퓨즈를 통한 대규모 기술 수출이 성사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휴온스랩 관계자는 “하이디퓨즈가 차세대 모달리티의 SC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해당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휴온스랩은 제형 변경 플랫폼 시장의 85%를 인핸즈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글로벌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부터 사업 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성형 시술 교정부터 통증 또는 부종 치료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정형외과나 마취과에서 스테로이드를 투여할 때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함께 넣으면 약물의 흡수율을 높이고 부종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진다. 지방 분해 또는 필러 사용 후 교정 시술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미 할로자임이 피하주사 또는 마취 시 침투력 증가 및 통증 완화 용도로 ‘하일레넥스’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 2024년 같은 용도로 ‘테르가제’를 허가받았다. 알테오젠은 2030년까지 국내외에서 테르가제 매출을 연간 1000억원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휴온스랩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시도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인간 히알루로니자제 기반 성형 시술 보조, 통증완화제인 ‘하이디자임’에 대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하반기 제품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온스랩은 “하이디자임은 선도 제품과 동등성 등이 확인됐고 99%이상 고순도로 안정성을 높이는 생산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면서 “연내 관련 심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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