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딩크 vs 앨리스 vs 헨리…현대 청년층 새로운 3계급, 당신은 어느 쪽?

주택가격 급등·자산 격차 확대 속 딩크·앨리스·헨리로 재편되는 청년 경제 구조


전통적인 노동계급·중산층·상류층 구분이 더 이상 젊은 세대의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통적인 노동계급·중산층·상류층 구분이 더 이상 젊은 세대의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 경제학 선임강사 레노 푸카르는 오늘날 청년층의 사회적 위치를 ‘딩크(Dink)’, ‘앨리스(Alice)’, ‘헨리(Henry)’라는 세 유형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학술 기고 플랫폼인 ⟪The Conversation⟫에 기고했다.

과거 세대가 20~30대에 직업과 주택, 재정적 안정이라는 기본 자산을 확보했다면, 현재의 청년층은 이전 세대가 상상하지 못했던 소비 수준을 누리면서도 주거 자산 축적에서는 오히려 후퇴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내용에 따라 그가 주장한 현대 청년층 3가지 계급제에 대해 우리나라 현실과 덧대어 살펴본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유형은 ‘딩크’다.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를 두지 않는 부부를 뜻한다. 이들은 양육 대신 여행, 외식, 기술 소비 등 현재의 삶의 질을 높이는 선택을 한다. 그 배경에는 구조적 주택 문제도 자리한다.

2000년 이후 영국의 집값은 다른 물가 상승률보다 약 두 배 빠르게 올랐고, 자가 주택을 소유한 젊은 층의 비율은 1990년보다 25% 낮아졌다. 평균 가구 소득으로는 평균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장기적 자산 축적 대신 현재 소비를 택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산율 꼴지인 우리나라에선 딩크족이 이미 낯설지 않다.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3년 기준 0.72명으로 집계됐다. 맞벌이 부부 증가, 결혼·출산 지연, 주거비 부담 증가는 자녀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집값 부담이 높은 환경에서 자녀 양육 대신 현재 소비와 삶의 질을 우선하는 선택이 구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앨리스’다. ‘자산이 제한적이고, 소득이 제약되며, 고용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른바 ‘워킹 푸어’에 해당하는 계층으로, 직업은 있으나 자산 축적 여력이 거의 없어 주택 계약금 마련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 소득은 존재하지만 자산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특징이다.

한국에도 적용되는 앨리스다. 국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순자산은 전체 가구 평균에 크게 못 미치며, 금융부채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직업은 있지만 자산 축적 기반이 약한 ‘워킹 푸어’ 청년층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특히 수도권 주거비 부담이 월 소득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해 저축할 여력을 축소한다.

세 번째는 ‘헨리’다. ‘고소득이지만 아직 부유하지 않은’ 계층을 가리킨다. 영국에서 연 소득 10만 파운드(1억 7천만원)를 버는 납세자는 약 200만 명에 달한다. 표면적으로는 고소득층에 해당하지만, 실제 체감은 다르다. 이 구간에 진입하면 한계세율이 60%로 적용돼 추가로 1파운드(1700원)를 벌 때 실제 손에 남는 돈은 40%인 약 68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대학 학자금 대출 상환 9%가 더해질 경우, 추가 소득 1파운드당 실수령액은 31% 수준인 약 527원으로 줄어든다. 명목 소득은 높지만 자산 축적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에도 ‘헨리’에 해당하는 집단이 존재한다. 연 소득 1억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 직장인이 늘고 있지만,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근로소득자 중 연 1억원 이상 비중은 여전히 소수다. 또한 종합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4대 보험 부담, 근로소득세 누진 구조 등을 고려하면 추가 소득의 실수령액은 명목 금액보다 크게 줄어든다. 여기에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까지 더해지면 청년 고소득층이라 하더라도 초기 자산 형성 속도는 제한적이다.

푸카르는 이러한 신계급 구조의 핵심 요인으로 주택 공급 부족을 지목했다. 이어 비선호 지역 개발, 단독주택의 공동주택 전환, 기존 주택 소유자의 개발 반대 완화 등을 통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보카도와 카페라테를 줄이면 집을 살 수 있다”는 세대 간 인식 차이에 대해, 식품 가격 상승과 주택 가격 상승의 속도 차이를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값 상승률이 소비재 가격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상황에서, 소소한 소비를 줄인다고 주택 구매가 가능해지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푸카르에 따르면 딩크, 앨리스, 헨리로 구분되는 새로운 사회 계층은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자산 시장과 세제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다. 소비의 폭은 넓어졌지만, 주거 자산의 문턱은 더 높아진 시대, 청년층의 계급 정체성이 이렇게 재편되고 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