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李대통령 “담배처럼 ‘설탕세’ 부과하자” 제안…효과 있을까?

국내선 2021년 발의된 적 있으나···물가 자극·업계 반발 우려에 폐기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당류가 과도하게 함유된 식음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제안하면서 관련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이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X)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데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며 설탕세 도입 논의를 본격 제안했다.

설탕세는 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해 관련 제품에 부담금을 매기는 제도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세율 20%의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이래 영국, 태국 등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설탕이 포함된 제품에 설탕세를 걷어 이를 공공의료 강화에 투자하면 어떨지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물었다. 사진=이 대통령 SNS 캡쳐

국내에서도 비만 인구, 특히 청소년 비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며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80.1%)이 설탕세 도입에 찬성할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된 상황이다.

그러나 고물가와 조세 저항 우려가 여전해 실제 도입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설탕세가 바로 소비자에게 전가돼 전반적인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설탕세의 부담이 결국 가공식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에게 집중될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강병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함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식품업계의 반발과 물가 부담 논리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설탕세 도입…실제 효과 있을까?

영국 등 120개국에서는 이미 설탕세가 시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설탕세를 도입한 해외 국가들의 성과는 어떨까.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영국이 꼽힌다. 2016년 청량음료에 설탕세를 도입한 영국은 현재 100㎖당 설탕 5g 이상 함유 시 18펜스(약 350원), 8g 이상이면 24펜스(약 460원)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세 기준을 100㎖당 설탕 5g에서 4.5g으로 낮추고, 라떼나 밀크셰이크 등 우유 음료까지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제도의 효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체 청량음료의 65%가 과세를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탕 함량을 낮췄으며, 시판 제품의 90%가 설탕 함량 5% 미만을 기록했다. 영국 공중보건국 분석 결과 1인당 설탕 소비량은 제도 시행 후 28.8%나 감소했다. 영국 당국은 이로 인해 매년 비만 환자 14만4000명, 당뇨 환자 1만90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설탕세로 거둬들인 연간 2억 파운드(약 3400억 원)의 세수는 학교 체육 시설 확충 등에 재투자되고 있다.

멕시코 역시 2014년부터 가당 음료에 세금을 부과해 도입 첫해 가당 음료 판매량이 12% 감소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세금 부담이 저소득층에 집중된다는 비난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반면 덴마크는 정책 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덴마크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버터와 육가공품 등에 세금을 부과하는 ‘비만세(Fat Tax)’를 도입하고 추가로 설탕세 도입을 계획했으나, 시행 1년 만에 이를 전면 폐지했다. 세금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 반발이 불거졌고, 인접한 독일·스웨덴 등 인접국으로 넘어가 식료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원정 쇼핑’도 급증했다. 여기에 과도한 행정 비용과 고용 위축을 우려한 관련 업계의 반발도 거셌다.

결국 덴마크 정부는 건강 개선 효과가 입증되기도 전에 가중된 정치적·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비만세 폐지와 함께 설탕세 도입 계획까지 전면 백지화했다.

설탕세 도입, 어떻게 해야할까?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영국의 경우, 탄산음료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통해 성과가 극대화 됐다. 이처럼 설탕세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과세를 넘어 기업의 제품 생산 방식을 변화시키려는 명확한 정책적 지향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보건당국과 학계는 설탕세 정책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단순 소비 감소가 아닌 기업의 ‘재포뮬레이션(Re-formulation·성분 배합 변경)’ 유도를 꼽는다. 실제로 지난 10년 새 과세 대상 음료의 설탕 함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은,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당 함량을 낮추거나 저당 제품을 확대한 결과다. 이로 인해 영국은 설탕세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 하면서도 제품의 영양 구조를 개선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도 향후 설탕세가 도입된다면 일방적인 소비 억제보다는 기업과 소비자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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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6-01-29 10:03:39

    좋은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국민건강이 최우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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