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비엘바이오의 시가총액이 이틀새 3조원 넘게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3조8000억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금이 몰렸다. 이는 수 년씩 적자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빼어난 기술 가치와 성장 잠재력이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는 대표적 바이오 기업 사례로 평가받는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전날 대비 3만6800원 오른 16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시총이 단숨에 3조60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전체 시총은 9조원에 이른다. 1년 전(1조8687억원)보다 시총이 7조원 이상 늘었다.
이 회사의 주가를 이끈 것은 기술이전 소식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전날 일라이 릴리에 ‘그랩바디(Grabody)-B’ 플랫폼 기술이전 소식을 전했다.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은 항체 조각을 IGF-1 수용체라는 단백질에 붙여 뇌혈관장벽 너머 뇌 속으로 더 잘 들어가도록 해준다.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약물의 혈관장벽 통과율인데 그랩바디-B 기술이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번 기술 이전 계약의 전체 규모는 3조8000억원대로 지난 4월 영국 GSK와 맺은 기술이전 계약금액(4조1100억원대)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당시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2022년에는 사노피와 1조5200억원 규모의 ABL301 공동개발 및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ABL301은 그랩바디-B 기술이 탑재된 이중항체로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총이 지닌 무게감에 비하면 경영 실적은 사실상 별 볼일 없다. 단기적으로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이 일부 유입되기는 하지만 이전된 기술이 상품화로 연결돼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기까지는 수년 걸리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0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3년(-26억원)·2024년(-594억원)에 이어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다른 바이오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펩트론은 지난해 11월 2조6138억원이던 시총이 꾸준히 올라 현재 7조2517억원으로 1년새 4조6378억원 상승했다.
펩트론은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한번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16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도 93억원의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펩트론의 매력적인 기술력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 장기 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 depot)’의 기술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데포는 약물을 체내에 투여한 후 제형으로부터 서서히 방출되게 해 약물의 혈중농도를 높게 유지하고, 약효를 지속시키는 기술이다. 비만치료제 등과 결합하게 되면 투여 횟수를 줄이는 등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알테오젠은 현재 시총이 29조374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22조5527억원에서 6조8219억원 상승했다. 이는 전통 제약사 중 시총이 가장 큰 유한양행(9조6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알테오젠은 단백질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ALT-B4(하이브로자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머크(MSD)와 4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다이찌산쿄와 41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알테오젠은 2020년 5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2021~2023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2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알테오젠은 현재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