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어린 시절 얼굴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얼굴 착시’란?

지금 얼굴을 어릴 때 얼굴로 착각하게 만들면 기억 되살아나

자신의 어린 시절 얼굴을 가지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 자세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 기억은 머리 안에 있지만 기억을 되살리는 데는 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틱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어린 시절 얼굴을 가지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 자세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50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디지털 필터를 사용해 현재의 얼굴이 어린아이처럼 보이도록 수정된 영상을 시청했다. 다른 그룹은 현재의 얼굴이 그대로 담긴 영상을 시청했다. 연구진은 “어린 시절 기억이 형성될 때 우리는 다른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그 신체의 여러 측면을 다시 경험하도록 하면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그 후 ‘얼굴 착시(enfacement illusion)’로 알려진 현상을 유도했다. 참가자들은 메트로놈에 맞춰 머리를 움직이도록 지시받았다. 두 그룹 모두 화면에 나오는 얼굴이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 했고,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영상 속 얼굴이 현재의 얼굴이라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착시 현상 직후 참가자들은 자서전적 기억 인터뷰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어린아이의 얼굴이나 어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11세까지)과 지난 1년 동안의 특정 사건을 회상하도록 요청받았다. 연구진은 기억을 자극하기 위해 ‘집’이나 ‘휴가’와 같은 단서를 제공했다.

연구 결과 두 집단 간에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어린아이의 얼굴로 착시 현상을 경험한 그룹은 현재의 얼굴을 본 그룹에 비해 어린 시절 기억에 대한 에피소드적 세부 사항을 훨씬 더 많이 기억했다. 어린 시절 방문했던 장소의 이름과 같은 사실적 정보를 더 잘 기억했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어린 시절 기억에만 국한됐다. 즉 착시 현상은 최근 1년 동안의 기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사건은 단순히 외부 세계에 대한 경험이 아니라, 항상 존재하는 우리 몸에 대한 경험이기도 하다”며 “어린아이처럼 현재의 얼굴을 바꾸면 어린 시절 기억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은 뇌가 사건의 세부 사항의 일부로 신체 정보를 부호화하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유사한 신체 신호를 다시 불러들이면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그 기억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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