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동성커플, 생물학적 친자녀 가질 수 있다?”…피부세포로 난자 만든다고?

인공 생식세포·유전자 편집 기술 진전으로, 동성 커플의 ‘생물학적 자녀’ 현실화 눈앞… 윤리적 논의는 여전히 숙제

동성 커플이 ‘자신들의 DNA를 모두 가진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생식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동성 커플이 아이를 갖기 위해선 대리모나 정자·난자 공여자에 의존해야 한다. 이 경우 한쪽만이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었다. 최근 과학계에서 이 한계를 뛰어넘을 혁명적 돌파구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피부세포로 난자를 만드는 기술, 실험실 내 인공정자 생성 기술이다. 이들은 동성 커플이 ‘자신들의 DNA를 모두 가진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생식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이 여러 저널에 발표된 내용들을 토대로 동성 커플이 생물학적 친자녀를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의과학적 기술들에 대해 소개했다.

피부세포에서 만들어진 인간 난자?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OHSU) 연구진은 피부세포에서 인간 난자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지난 9월 30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여성의 피부세포에서 핵을 추출해 난자에서 제거된 핵 대신 삽입하는 방식으로, 정상적인 수정이 가능한 성숙 난자를 얻었다.

이론적으로는 남성의 피부세포에도 동일한 원리를 적용해, 한 남성의 DNA를 난자에 담고, 다른 남성의 정자로 수정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여성의 유전자가 전혀 없는 ‘두 아버지의 생물학적 자녀’가 탄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를 “불임치료 및 생식의 패러다임을 바꿀 대혁신”이라 평가하면서도, “임상 적용까지는 최소 수년의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컷 커플에서 태어난 쥐 실험, 성공률은 1% 미만
이 기술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초기 근거는 이미 동물실험에서 제시된 바 있다. 중국 난징의과대학 연구진은 두 마리 수컷 쥐의 정자만으로 배아를 생성한 뒤, 암컷 자궁에 착상시켜 새끼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험 과정에서 연구진은 한 수컷의 정자 DNA 일부를 유전자 편집해 ‘모계 역할’을 하도록 재프로그래밍했다. 결과적으로 태어난 쥐는 성체로 자라 번식까지 가능했다.

그러나 성공률은 259개의 배아 중 단 두 마리만 생존(0.7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에서는 인간에게 적용하기엔 너무 위험하며, 윤리적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암컷의 난자를 정자처럼 작동…동성 암컷 쥐에서 임신한 사례도
동성 여성 커플의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도 있다. 2004년 일본 도쿄농업대학 연구진은두 마리 암컷 쥐의 유전자로만 구성된 새끼 쥐를 탄생시켰다. 연구진은 한 암컷의 난자를 유전자 조작해 정자처럼 작동하도록 만든 뒤, 다른 암컷의 난자와 수정시켰다. 이렇게 태어난 쥐는 생존과 번식에 성공했지만, 인간에게 적용하기에는 기술적·윤리적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인공 생식세포(IVG), ‘시험관 정자·난자’의 시대
‘시험관 정자·난자(In vitro gametogenesis, IVG)’는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해 인공 생식세포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는 피부나 혈액세포를 만능줄기세포(iPSC)로 변환한 뒤, 이를 정자나 난자로 분화시키는 방식이다.

일본 오사카대 가쓰히코 하야시 교수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이 기술로 배아를 만들고 출산까지 성공했으며, 2030년경에는 인간 정자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콘셉션(Conception) 역시 실험실 내 인공정자 생성 기술을 통해 “모든 커플이 나이와 관계없이 생물학적 자녀를 갖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생성된 세포의 유전자 안정성과 후성유전학적 안전성 확보가 필수 과제다.

골수에서 정자 만들기, ‘인공 생식’의 또 다른 가능성
2007년 영국 뉴캐슬대와 독일 괴팅겐대 공동연구진은 남성의 골수에서 초기 정자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Reproduction: Gamete Biology⟫에 발표했다.

골수의 줄기세포를 정자 전구세포로 분화시킨 것으로, 이론적으로는 여성의 골수에서도 동일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즉, 한 여성의 골수세포에서 정자를 만들어 파트너의 난자와 수정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해당 논문은 표절 문제로 2009년 철회됐으며, 후속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처녀생식은 유전적 변이 가능성 높은 등 생물학적 한계
자연계에서 일부 생물은 수컷 없이 번식하는 단위생식을 한다. 상어, 도마뱀, 악어, 전갈, 새우 등에서 발견되지만,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팅엄 트렌트대 루이즈 젠틀 박사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유전적 변이와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위생식으로 태어난 개체는 모두 어머니의 유전자를 그대로 복제하기 때문에 유전 다양성이 결여되고, 장기적으로 종의 생존력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과학의 진보와 ‘윤리적 딜레마
스페인 국립생명공학센터의 루이스 몬톨리우 교수는 “이들 기술이 성공적으로 인간 배아를 만들게 된다면, 불임 치료의 혁명적 도약이 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아직 ‘과학소설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생명공학은 생식의 가능성을 넓히지만, 사회가 이를 법적·윤리적으로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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