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는 여러 자동화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공정 하나하나를 지날 때, 어느 한 공정이 다음 공정에서 벌어지는 과정을 알고 다음 공정으로 넘길까? 자동화 공정에 참여하는 개별 공정이 다른 공정이 담당하는 업무를 알 리가 없다. 알아야 할 까닭도 없다. 당연히 모른다. 해당 공정에서 담당하는 업무를 착오 없이 정해진 대로 수행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공정을 담당하는 작업자는 알고 있다.
그럼 내 몸은 어떨까? 내가 내 입에 넣어준 음식이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리라, 알고 있을까? 물론 음식과 영양에 관해 배웠으니까,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내 몸은 자동차 생산 자동화 공정과 다르지 않다. 내 몸은 모른다. 입에 넣어주니까 씹을 뿐이다. 다음 과정을 모르기도 하지만, 알 필요도 없이 씹고 나면 자동으로 삼킨다. 위(胃)에 들어오면 또 자동으로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과정, 즉 의학적으로 표현하면 소화 과정을 거친다. 위가 할 일은 바로 그거다. 그 다음에는 또 자동으로 장(腸)으로 넘긴다. 장에서는 더 깊숙이, 혈관으로 끌어들여도 되는 물질(영양소)만을 골라 끌어들인다. 전문 용어로 흡수다.
소화와 흡수는 내 몸이 알고 붙여준 이름이 아니다. 생리의학자들이 밝혀낸 대로 내가 배워서 알게 된 과정의 이름이다. 흡수된 다음에는 앞으로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자동으로 적재적소에 물질을 배달해서 작업한다. 모두 다 자동화 공정이다. 자동화 공정을 과학적으로 밝혀내 설명하고는 있지만, 정작 내 몸은 알 필요 없이 자동으로 작업할 뿐이다. 따라서 작업 결과는 내가 내 마음대로 만들지 못한다.
작업에 동원되는 자재(영양소)를 제대로 공급해야 내 몸을 제대로 운영할 뿐이다. 내 몸에서 벌어지는 대사과정과 그에 따른 결과는 내 입에 자재(음식)를 넣어주는, 바로 내 손에 달려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맛과 양에 따라 넣어준다. 이는 부정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자동화 공정을 끝내고 정상적인 완성차(건강한 나)가 등장할까? 엉뚱한 물체(만성질환에 걸리거나 노화를 촉진하는 나)가 등장할까? 전혀 궁금하지 않다면 하는 수 없다.
한편, 현실에서는 내가 내 입에 넣어준 음식을 씹어서 삼킨 다음에 벌어지는 대사과정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면, 입에 넣어주는 음식의 구성을 개선하려고 하기보다는 삼킨 다음에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정말로 그리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왜냐하면, 삼킨 다음에 벌어지는 대사과정을 배운 대로 개선할 수 있다고, 즉 보고 싶은 대로 본 기준에 맞춰 다루기 때문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는 격이다.
그런데 고대 동양 철학자 노자(老子)는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이는, 보이는 대로 보는 이를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생리의학적으로 밝혀진 영역이 있다손 치더라도 음식을 삼킨 다음에 벌어지는 대사과정을 보이는 대로 보면, 대사과정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진행하므로, 대사과정에 개입해서 대사 결과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는 만큼 어렵다. 따라서 내 손으로 내 입에 넣어주는 음식들이 함유한 3대 영양소의 양과 상호비율을 제대로 맞추는 식사라야, 내 건강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