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업계에 몸담고 있는 의사로서 항상 환자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사명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혁신을 통해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제약 산업의 존재 이유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입니다."
최근 코메디닷컴과 만난 안나마리아 보이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보이 사장은 본래 의사였다. 루마니아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2년간 병원에서 진료를 하던 그는 보다 넓은 범위에서 환자 치료에 기여하고자 제약업계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를 거쳐 200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합류하며 25년간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을 이끌어왔다.
특히 유럽, 라틴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며 연구개발(R&D) 전략 수립, 글로벌 시장 진출, 조직 혁신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지난해 1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신임 대표로 선임되며 눈길을 끌었다.
보이 사장은 "단순히 약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이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한국에서도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테크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제약시장 도전과제…"혁신 신약 접근성 개선해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글로벌 본사의 비전에 발맞춰 R&D 투자와 혁신적 솔루션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BD&L(Business Development & Licensing) 부서를 신설하며,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과 함께 베링거인겔하임의 주요 혁신 허브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 30건 이상의 임상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보이 사장은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의료 체계를 갖춘 나라로, 연구 역량과 혁신성이 뛰어난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많다"며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이 사장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 혁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임직원들이 만족하고 행복해야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존중과 신뢰, 소속감을 바탕으로 한 기업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직원 지원 프로그램(Employee Assistance Program)을 운영하며,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6년 연속 '최우수 고용 기업(Top Employer)'으로 선정됐다.
파이프라인 확대도 그의 핵심 과제다. 대표적인 제품인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해 심부전, 만성신장질환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며 성장하고 있다. 간질성 폐질환(ILD) 치료제 ‘오페브(닌테다닙)’의 급여 승인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물약품 분야에서도 반려동물 심부전 치료제 ‘베트메딘’, 당뇨 치료제 ‘프로징크’ 등 혁신적인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제약업계에서 25년간 아시아, 유럽, 남미, 중동 등 다양한 시장을 경험한 그에게 한국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은 혁신 신약 개발과 도입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장이지만, 급여 정책의 영향으로 신약 접근성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보이 사장은 "한국의 의료 체계는 우수하지만, 신약 허가와 급여 등재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혁신 치료제를 신속히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및 관련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시간을 마친 후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환자 치료 혁신에 기여하고,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리더로 남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