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는 많은 바이오벤처가 있고, 제약사가 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돼 있지만, 실제 실행은 부족하다. 바이오벤처와 제약사들이 이어달리기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관순 제약바이오협회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비전 2030 실현 제1차 혁신포럼’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협회는 창립 80주년을 맞아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제약바이오 산업 매출의 15% 이상을 신약 R&D에 투입하고 1조원 매출 의약품 5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포럼에는 이관순 위원장과 표준희 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이 주제 발표를 맡았고, 패널토론에는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좌장)을 비롯해 김석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영주 종근당 사장,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업계에서 바이오벤처가 2상, 3상까지 진행하다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제약회사들이 처음부터 연구개발을 하려다 속도 문제로 좌초하는 사례도 봤다”며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건 결국 스피드와 자원인 만큼, 각 주체가 어디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를 연결할 수 있는 협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제도적 기반과 함께 민간 차원의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협회 등록 제약사 200곳 중 실제로 신약개발을 하는 곳은 10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거의 흉내만 내는 수준”이라며 “제네릭 약가 인하 압박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공유됐다.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은 “혁신적인 신약개발은 한 기업이나 개인의 힘만으로는 어렵고, 이어달리기 방식이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렉라자 역시 벤처, 제약사, 글로벌 제약사까지 이어진 협력을 통해 완성됐고, 이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나왔지만 2조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달리기가 가능하려면 자본의 지속적 투자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약가 및 규제 지원, 투자 유치 제도, 혁신 모달리티 플랫폼 구축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표준 치료제를 바꾸는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종근당 사장은 “신약개발의 중요성은 분명하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개발비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표시했다. 김 사장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신약개발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신약이 허가를 받았을 때 연구개발비를 약가에 가산하는 제도를 마련해, 다음 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