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많은 산모가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고 있습니다. 산후 출혈로 사망하는 일은 비단 의료 후진국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죠. 효과적인 새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시점입니다.”
조금준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산후 출혈로 사망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19일 한국오가논이 개최한 여성 건강 미디어세션에서 이같이 말하며 국내 임상 환경에서 ‘자궁 내 음압지혈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후 출혈은 출산 과정에서 누적 출혈이 500ml 이상(제왕절개 분만은 1000ml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출산 과정에서 산모들이 사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 1400만명 내외의 산모가 산후 출혈 진단을 받으며, 이 중에서 7만 명 가량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산모 10만 명당 10명 내외의 산후 출혈이 보고된다. 양수색전증에 이어 산모 사망 원인 2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조 교수에 따르면 국내 산후 출혈의 약 80% 이상은 ‘자궁 이완’이 원인이다. 자궁 속에서 태아가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태반이 출산 후 분리되면서 혈관이 드러나는데, 이 때 쌍둥이를 임신했거나 분만이 길어지면서 늘어난 자궁이 제때 수축하지 못해 출혈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 교수는 “진단을 위해 500ml라는 기준이 있지만, 실제 분만 현장에서 출혈량 500ml를 정확하게 측정해 산후 출혈을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출혈 때문에 산모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후 출혈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시술·수술 치료로 나뉜다.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시도하는 것이 자궁 수축 효과가 있는 옥시토신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인데, 일부 약물은 임신성 고혈압이 생긴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못하는 등 여러 제약이 많다.
이에 자궁에 물풍선을 집어 넣어 혈관을 압박하는 ‘자궁충전술’이나 자궁 내 혈관을 막는 ‘자궁동맥색전술’, 자궁을 아예 들어내는 ‘자궁적출술’ 등이 환자 컨디션에 따라 시도되고 있다.
조 교수는 “현실적으로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고 시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자궁충전술인데, 풍선을 집어넣는 것도 까다로울 뿐더러 제 위치에 고정하는 것,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할지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대체할 치료 옵션으로 고려되는 것이 ‘자궁 내 음압지혈술’이다. 물풍선으로 혈관을 압박해 지혈하는 대신, 낮은 수준의 진공으로 자궁의 수축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10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글로벌 임상에서 94%의 환자의 출혈을 조절하는 등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30분 가량이 소요되고, 자궁충전술을 시행하면 최대 1리터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는 데 비해 음압지혈술은 출혈 조절까지 3분(임상 참여자 중간값), 출혈량 110ml(중간값)을 기록하며 효과적인 치료옵션임을 증명했다”고 했다.
그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만 환경에서는 치료와 예방을 철저히 구분하기 힘들다”며 “산후 출혈이 발생하면 정확이 대처해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