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처단' 여파?...내년 상반기 전공의 지원율 8.7%
9일 마감 결과, 3천594명 모집에 314명 지원
국내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레지던트 1년 차)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일년 가까이 지속돼 온 의료 공백이 더욱 장기화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가운데, 서울 주요 '빅5' 병원들조차 전공의 지원자가 소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건복지부 수련평가위원회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176개 수련병원이 지난 4일부터 9일 오후 5시까지 총 3594명의 내년 상반기 전공의를 모집한 결과 314명이 지원해 지원율은 8.7%로 확인됐다. 모집에 나선 병원 대부분은 지원자 수가 10명 안팎에 그쳤다.
특히,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으로 분류되는 삼성서울병원 및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에는 총 68명이 지원했으며, 이외 수도권 수련병원에는 193명, 비수도권 병원에는 121명이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진행한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전체 모집인원 7645명 중 125명을 모집하는데 그쳐, 병원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 등에 반대하며 수련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대부분 현재 병·의원에 일반의로 취업을 한 상태라 수련병원 복귀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당시 '전공의 처단' 등을 명시한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련병원을 사직한 A씨는 "이번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보며 병원 복귀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며 "정부가 전공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