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대통령이 연세대 조병철 교수 찾아간 까닭
연세대 다안암연구실과 중개연구 노하우 전수 MOU 체결
북유럽 '발트 3국'의 하나인 라트비아공화국 대통령이 연세대 의대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바이오산업에서 '미래 먹거리'가 있다고 판단, 에드가스 린케비치 대통령이 직접 약 개발과 임상시험을 연결 관리하는 '중개연구'의 '떠오르는 스타' 조병철 교수를 찾아간 것. 조 교수는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존슨앤존슨의 리브리반트의 중개연구를 이끌어 폐암 치료의 교과서를 다시 쓰게 하고 있는 세계적 의학자.
연세대 의대 다안 암연구실은 29일 "전날 라트비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라트비아 정부와 상호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국내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은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임상을 주도, 세계 종양학계의 가이드라인을 바꾸고 있는 조병철 연세대 교수와 다안 암연구실(이하 연구실)에 라트비아 정부가 관심을 보이며 이뤄졌다.
특히 에드가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이 주한 라트비아 대사, 라트비아 투자청장 등 정부 관계자들을 이끌고 협약식에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 나라 대통령이 국내 개별 연구실과의 협약을 위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는 것이 다안 암연구실 측의 설명이다.
"유한양행 렉라자 임상시험 중개연구 모델 배우고 싶어"
조 교수와 연구실은 항암 신약 기초연구와 임상 연구를 연결하는 ‘중개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 FDA 허가를 받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인 마리포사(MARIPOSA)’의 임상 1, 2, 3상시험을 주도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각각의 중개연구와 임상 연구를 이끌기도 했다.
실제로 연구실은 중개연구로만 약 388억원(2780만 달러)의 연구비를 유치했다. 임상 연구비까지 포함하면 총 누적 연구비는 약 816억원. 이같은 성과에 주목한 라트비아 정부는 연구실과 협약을 맺고 제약·바이오·임상 연구 분야에서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연구실에 따르면 양측은 △연구자 인적 교류 △연구실의 환자 데이터베이스 등 제공 △투자 교류 등 다양한 형태로 협력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인적 교류부터 시작해 점차 협력 분야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렉라자와 마리포사의 허가 획득은 병원, 연구실, 산업이 긴밀하게 연계한 덕분에 가능했다”며 “(협약식을 통해)이러한 접근 방식이 효과적임을 라트비아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라트비아 공화국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발트 해에 접해 있어 ‘발틱 3국’으로 불린다. 1991년 소련의 ‘8월 쿠데타’ 실패 후 독립했으며 독립국가연합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2024년 예상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193 달러, 구매력환산 1인당 GDP는 4만1730달러이다.
동유럽의 '문화 강국'으로 수도 리가는 유럽 문화수도로 선정됐으며 마리스 얀손스, 안드리스 넬슨스 등의 지휘자를 배출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팬이 있는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도 이 나라 가수.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원곡도 이 나라 작사, 작곡가가 만든 노래다. 최근 IT 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국가적으로 의료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