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2월 31일부터 이 법이 발효하게 되면 캘리포니아주는 시리얼, 아이스크림, 음료, 사탕, 아이스 팝, 치즈 맛 칩, 젤리 등에 많이 사용되는 이들 화학물질의 사용을 금지시킨 미국 최초의 주가 된다. 이들 색소는 치토스, 도리토스, 스키틀즈, M&M, 스타버스트, 게토레이, 마운틴 듀, 캡앤크런치, 러플스, 타키스 같은 인기 식음료 제품 중 일부에 들어간다.
‘캘리포니아 학교 식품 안전법’으로 알려진 이 법안은 지난 2월 민주당 소속 제시 가브리엘 하원의원이 발의했다. 유치원부터 12학년(한국의 고3에 해당)까지 학군이 있는 교육구, 카운티 교육감 또는 차터 스쿨(공립 대안학교)에 적용된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최대의 공립학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만 개 이상의 학교에 630만 명 이상의 학생을 두고 있다.
이 법안은 이러한 염료가 아이들의 행동 장애와 주의력 저하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학습 능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캘리포니아 환경건강유해성평가사무소(OEHHA)의 2021년 연구 결과를 따른 것이다. 가브리엘 의원은 “캘리포니아는 위험한 화학물질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있어 다시 한 번 미국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의 표적이 되는 합성 식용 색소는 모든 어린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지만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청소년에게 특별한 영향을 끼친다”며 “어린 시절 (ADHD)로 고생했던 저 자신과 제 아이에게 모두 의미 있는 법”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의원과 법안 입안을 도운 비영리 환경 보건 단체인 환경워킹그룹(EWG)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식품 내 색소에 대한 현재 규정은 35~70년 전의 연구에 근거하고 있다며 이번 법안은 “새로운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FDA 대변인은 “대부분의 어린이는 색소 첨가물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할 때 부작용이 없지만 일부 증거는 특정 어린이가 색소에 민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나열된 모든 색소는 최근 일본 식품의약품안전청(JEFCA)의 식품 안전성 평가를 거쳤으며 현재 사용 조건에서 식품에 사용하기에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지적했다.
FDA는 지난 9월 식품 내 화학물질의 시판 후 평가를 위한 체계적 프로세스 개선에 관한 공개회의를 개최하며 관련 규정을 손보고 있다. 대변인은 “새로운 인체 식품 프로그램에 따라 화학물질 재평가를 위한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FDA는 안전한 식품에 대한 평등한 접근, 탄력적인 식품 공급, 소비자 신뢰 유지를 지원하는 감독 프로그램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1700개 이상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소비자 브랜드 협회의 포장 및 지속 가능성 및 주정부 업무 담당 존 휴잇 수석 부사장은 지난 8월 발표한 성명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안전한 성분을 정치적 의제 추진을 위해 악마화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소비재 업계만큼 식품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산업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학교와 가정에 비용이 발생하고 선택과 접근이 제한되며 소비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이메일로 답했다.
그러나 법안 공동발의자인 토니 서먼드 캘리포니아주 공교육감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아이들이 이미 질병, 천식, 당뇨병, 심장병에 가장 많이 걸리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행동하지 않은 데 따른 비용”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의원은 뉴섬 주지사의 법안 서명으로 캘리포니아주가 이들 색소가 들어간 제품에 청소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고 라벨을 부착하게 한 유럽연합(EU) 수준에 더 접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법안이 “캘리포니아 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식품 안전 운동의 중대한 승리”라며 70개 이상의 단체가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의 일환으로 일부 탄산음료에 주로 사용되는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을 금지했고 FDA은 9개월 후 이 기름 사용 규정을 폐지했다. 최소 10개의 다른 주에서도 캘리포니아의 선례를 따라 이 법에 근거한 법안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가브리엘 의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