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제약 합병 타당성 검토 시작...첫 관문은 주주 설문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1단계 특별위원회 발족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이 합병을 위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다. 첫번째 관문은 주주설문조사다. 대주주인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중립을 지키기 위해 설문조사 종료 후 다수 주주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간 합병 타당성 검토를 위해 사외이사들만으로 구성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이후 제약과의 합병 추진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양사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대내외 평가를 통해 현 시점의 합병이 타당한 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마친 셀트리온은 올해 제약과 합병을 통해 3사 통합을 마무리하고,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풀이된다.

우선 특별위원회는 양사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주주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설문조사는 지난 6월 30일 기준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을 대상으로 31일부터 다음달 12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설문에 참여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양사 홈페이지에 안내되는 페이지에 접속해 질문에 응답하면 된다.

설문 문항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 ▲합병에 찬성 또는 반대, 기권하는 가장 큰 이유 ▲합병 시 기대되는 모습 ▲합병을 위한 선결조건 등으로 구성했다.

이후 특별위원회는 주주의견 청취 설문에서 나온 결과를 비롯해 합병 시너지평가, 외부 중립기관의 평가, 자금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타당성을 검토하고, 최종 의견을 각 사 이사회에 제출하게 된다. 여기서 1단계 특별위원회에서 합병 쪽으로 무게가 실리면 본격적으로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2단계 특별위원회’를 발족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결정이 셀트리온그룹이 투명하고 포용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해 실천하고, 주주 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만 이번 합병도 헬스케어 합병 때와 마찬가지로 주주가 원하는 합병이 전제”라며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일정 규모를 넘으면,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이지 않고, 주식매수청구권 등 비용 부담까지 발생해 오히려 회사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인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주주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설문조사가 종료된 후 다수 주주 의견에 맞춰 찬성반대 의견을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셀트리온그룹은 예정된 절차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찬성 및 반대 비율과 특별위원회의 검토 결과, 이사회 결정 사항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합병 타당성 추진 소식이 나오자 종목토론방에 설문조사를 완료했다는 인증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셀트리온소액주주연대는 제약과의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혔었다. 연대는 제약과의 합병이 당위성이 없는 데다 제약의 가치가 고평가돼 있어서 합병 하면 셀트리온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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