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로 성공 맛본 바이오엔텍, 췌장암 백신 개발 '파란불'

AACR 학회서 임상 발표... "접종 3년 뒤까지 면역효과 지속"

바이오엔텍 로고.

바이오엔텍(BioNTech)이 개발 중인 치료용 암 백신이 췌장암 치료에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회사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 전문 개발사로, 지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 mRNA 백신 공급으로 매출 특수를 누리며 글로벌 빅파마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췌장암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암백신 후보물질 '오토진 세부메란(실험물질명 BNT122 또는 RO7198457)'을 접종한 환자는 암세포에 작용하는 면역반응이 치료 3년 뒤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백신 역시 mRNA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면역 치료용 암백신으로 평가된다.

공동 개발사인 바이오엔텍과 제넨텍은 7일(현지시간) 세계 3대 암학회로 손꼽히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암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오토진 세부메란이 표적으로 삼는 췌장 선암(PDAC)은 췌장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으로, 5년 생존율이 10% 수준으로 조사된다. 특히 췌장 선암은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수술 후 재발률도 80%로 높게 나타난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장기간 추적 결과에 따르면 임상에 참가한 16명의 췌장암 환자 중 8명이 백신 접종 후 3년까지 T세포 면역반응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회사 측은 이러한 T세포의 면역반응 지속성은 백신을 접종한 환자들에서 암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무재발생존기간(RFS) 지표를 늘리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엔텍은 "백신 접종 후 검출된 면역 T세포의 98%가 치료가 시작되기 전에는 관찰되지 않았다"며 "3년 추적관찰 시점에서도 80% 넘게 T세포가 검출됐으며, 면역반응을 보인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무재발생존기간 중간값이 더 길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최고의학책임자인 외즐렘 투레시 박사는 학회 발표를 통해 "mRNA 암백신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바이오엔텍이 보유한 mRNA 기술이 세포 독성 T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해 초기 단계에 잔류 종양 병소를 제거함으로써 암의 재발을 늦추거나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오엔텍은 해당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중간 임상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10월에 시작된 임상에서는 제넨텍의 PD-L1 계열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화학항암요법, 오토진 세부메란 암백신을 함께 쓰는 병용 전략의 효과를 집중 평가할 예정이다.

바이오엔텍은 오토진 세부메란 암백신을 췌장암 외에도 흑색종과 대장암에 대한 보조 요법으로 3건의 2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mRNA 플랫폼 기술을 놓고 경쟁 관계에 있는 모더나도 암백신 개발이 한창이다. 모더나는 다국적 제약사 MSD와 협력해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 고위험군을 겨냥한 암백신 'mRNA-4157'이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해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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