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대, 비싼 캠퍼스 땅을 경상국립대에 넘긴 이유는?

경상국립대 동물병원 분원 유치하려...신설 '반려동물대학'과 통 큰 시너지도 기대

부산의 사학 ‘동명문화재단’이 남구 용호동 동명대 캠퍼스 안에 있는 1만 3330㎡ 부지(약 4천여평)을 경상국립대에 무상으로 넘겼다. 이에 따라 그 땅은 앞으로 경상국립대, 또는 국가 소유가 된다.

그 자리엔 경상국립대 수의대 부속 동물의료원 분원이 들어온다. 부산권에 첫 대학 동물병원이 생기는 셈이다.

동명문화재단 서의택 이사장은 30일 오후 동명대 본관에서 기념식을 열어 '기부채납'(寄附採納)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동남권 바이오메디칼 허브로 도약할 첫 발을 내디뎠다”고 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서의택  동명문화재단 이사장, 전호환 부산 동명대 총장. [사진=동명대학교]
명목상으론 지난 2022년 3월 동명대~경상국립대~부산시 등이 대학동물병원 건립을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이를 추진해온 흐름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라지만, 사학재단이 자신의 소유 재산을 국가에 무상 기부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물론 동명대학교도 그 반대급부를 기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학동물병원을 유치함으로써 수의학과 연계한 다양한 수익사업이 가능하고, 동물보건사 등 반려동물 전문가를 양성할 단과대(반려동물대학)와 입체적 시너지도 낼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동물병원 인근 유휴부지에 펫파크와 펫유치원, 펫아트뮤지엄을 건립하고, 반려용품 제조유통과 펫미용, 펫호텔, 펫카페 창업 등 부산의 신성장동력으로 펫산업을 활성화시킬 기폭제를 동명대가 만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동명대는 “직접적인 경제파급 효과만 7600억 원”이라며 “여기에 1만2천 명을 넘는 신규 고용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동명대 캠퍼스에 들어설 각종 펫산업 관련 시설들. [사진=코메디닷컴]
경상국립대 수의대 부속 동뮬의료원이 동명대 캠퍼스에 분원(分院)을 내는 사업은 지난 1일 '2024년 교육부 민간투자사업 심의'에서 최종 승인됐다. 정부 재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도 이에 앞서 ‘2024년도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이를 수용했다.

내년 6월 신축 공사 들어가 2026년 4월 완공

이에 올 연말 국회에서 심의할 내년 예산안에 사업비 366억 원이 최종 반영되면 내년 6월 병원 신축 공사를 시작해 2026년 4월이면 완공한다. 전체면적 9,000㎡(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동물병원 재학생들과 대학원생 등이 묵을 기숙사도 세워진다.

교육부와 기재부, 두 부처 사이에서 거중 조정하며 관련 사업비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편성되도록 하는 데는 부산 남구 박수영 국회의원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부산에 경상국립대 동물병원 분원을 세우자는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이후 한때는 부산권에 6곳 후보지가 나와 사업비가 국회 통과 일보 직전까지 갔었고, 부산대와는 MOU까지 맺었지만 무산되는 등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이영락 부산수의사회장)이란 뒷 얘기도 나왔다.

이날 기부채납식엔 서의택 이사장 외에도 동명대 전호환 총장,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과 이희천 수의대학장, 오은택 부산남구청장, 이영락 부산시수의사회장, 엄상권 경남수의사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또 박형준 부산시장과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영상 메시지로 이를 축하했다.

여기서 동명대 전호환 총장은 “지금껏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부산과 경남, 또 국립대와 사립대 사이에 맺어진 최초의 초(超)광역 협력모델”이라 했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반려인들을 위한 획기적인 인프라 확보에 대학이 이바지한 대표 모델"이라고도 했다.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도 “우리나라 대학, 수의학, 반려동물산업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라며 “부울경 반려동물산업과 동물 생명과학 발전의 새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동명대는 반려동물대학 3개 학과(반려동물보건학과, 애견미용·행동교정학과, 반려동물산업학부)에 석사과정(2024년)과 박사과정(25년)을 개설하는 한편 교원양성과정도 신청(24년)할 계획이다. 국내 4년제 대학이 반려동물 전문 단과대(학장 김수진)을 신설하기는 동명대가 처음이다.

동명대 부지 기부채납식. [사진=코메디닷컴]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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