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대학 천장의 클림트 명화, AI가 만들었다고?

[이성주의 건강편지]

2023년 02월 06일ㆍ1559번째 편지


“나를 느긋하게 할 수도 있을, 진정한 휴식은 내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를 살펴봐도 특별할 게 없어요. 허구한 날 아침부터 밤까지 사람과 풍경, 드물게 초상화를 그립니다.”캔버스와 씨름하고, 사랑하고, 진실을 찾아 위선에 저항하고, 다시 캔버스 앞에서 고민하던 화가는 1918년 오늘(2월 6일), 스페인독감의 후유증 탓에 55세의 나이에 ‘위대한 쳇바퀴’에서 벗어난 구스타프 클림트입니다.

초기엔 뛰어난 묘사력의 화가였습니다. 25세 때 부르크 극장이 문을 닫기 전 모습을 담은 ‘구 부르크 극장의 관객석’은 오스트리아 황제도 감탄시켰습니다. 그러나 5년 뒤 동생 에른스트가 갑자기 심장병으로 숨진 이후, 화폭에 번뇌를 담기 시작합니다.

클림트를 스타 화가로 만든 ‘구 부르크 극장의 관객석’

클림트는 30대 후반인 1900~1903년에 빈 대학교의 의뢰를 받아 대학교 대강당 천장의 패널화를 그립니다. 처음 완성한 ‘철학’은 교수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이듬해 파리만국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합니다. 그러나 세 그림 모두 대학의 반대로 대강당에 걸리지 못합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그 그림들을 새로 건축한 현대미술관에 전시할 것을 제안받았지만 클림트는 단칼에 거절합니다.

이 그림들은 클림트 사후에 임멘도르프 성에 소장됐다가 나치 친위대가 퇴각하면서 불태웠다고 하는데,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2021년 말에 구글과 빈 레이폴드 미술관이 AI 기술을 활용해 ‘의학’의 사진과 세 그림의 스케치 등을 바탕으로 명작들을 원본에 가깝게 복원했습니다. 이 그림들은 120년이 지난 지금 빈 대학의 천장에 걸렸고요.

빈 대학의 천장화(왼쪽부터 ‘철학’ ‘의학’ ‘법학’)

클림트는 ‘빈 대학 사건’ 때 ‘금붕어’로 도덕주의자들을 조롱합니다. 이후에는 공공작품을 의뢰받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합니다. 그 유명한 ‘키스,’ ‘다나에’ 등의 명작이 나오는 ‘황금 시대’를 스스로 개척한 것이지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식당 벽이나 문구, 캘린더 등에서 만날 수 있는 ‘키스’는 빈의 벨베데레 궁전 전시실을 벗어난 적이 없어 “키스를 보지 않고 빈을 떠나지 말라(Never leave VIENNA without a KISS)”란 말까지 있지요?

클림트의 ‘금붕어’와 ‘키스’

그림에서 키스의 상대는 누구였을까요? 클림트는 많은 여인을 사랑했지만, 많은 미술사가들은 에밀리 플뢰게로 추정합니다. 105년 전 1월 11일 스페인독감으로 기력이 쇠진한 클림트는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지며 플뢰게의 애칭인 ‘미디!’를 부릅니다. 미디는 클림트가 폐렴, 패혈증 등으로 악화돼 눈을 감을 때까지 그의 옆을 지킵니다.

클림트는 위선의 질서에 맞서 원초적 본능과 진실을 그대로 보여준 예술가였지요? 비록 외설, 변태라는 비난과 맞서야했지만, 결코 진실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진실은 불과 같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불이 붙어 타는 것을 뜻한다(Truth is like fire; to tell the truth means to glow and burn).”고 말했습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은 불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우르르 비난부터 하는 ‘금붕어’인가요? 적어도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겠지요?

1994년 오늘은 미국의 록밴드 마룬5가 결성된 날이라네요. 우리나라에도 다섯 번 내한해서 아홉 번 공연했고 종종 “대한민국 팬들이 최고”라고 밝혀 우리나라 팬들이 특히 좋아하지요? 여러 히트곡이 있지만, 그룹 결성 20년 째 되던 2014년 발표한 다섯 번째 정규 음반 ‘V’의 세 번째 싱글 발표곡 ‘Sugar’ 영상은 언제 봐도 즐겁습니다. 여러분께 즐거움을 보내드립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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