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 (수)

‘우주인 헬멧’ 쓰고 뇌 진단받는 시대 왔다

새 MRI 장치…“뇌 보면서 의사 설명 들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폐쇄공포증 환자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받으며 원통 안에서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사라질 날이 멀지않았다. 환자가 SF영화에 어울릴

듯한 헬멧을 쓴 채 기존의 MRI 장치보다 훨씬 정밀한 뇌 영상을 직접 보면서 진료

받는 방법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4일 미국 방송 ABC 온라인 판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연구진은 최근 ‘뇌 바가지(Brain Bucket)’로

불리는 MRI 장치(사진)를 선보였다. 이 기계는 센서와 코일로 뒤덮여 있어 우주인의

헬멧을 연상케 한다. 환자가 이 헬멧을 쓰면 기존의 MRI 기계보다 10배 빨리 영상을

얻을 수 있다. 1초가 아쉬운 뇌졸중 환자에게는 생사를 결정짓는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

바가지를 개발하는 데 참여한 브루스 로젠 MGH 핵자기공명센터 소장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하다 10메가 픽셀의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할 때처럼 해상도가 좋아졌다”고

자랑했다. 더 매력적인 것은 자신의 MRI 영상을 촬영하면서 자신의 뇌를 생생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의사는 바가지를 쓴 환자에게 뇌의 단층별로 미세한 부분까지

보여주면서 병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다.

이 장치의 핵심은 96개의 금속 코일인데 각 코일이 뇌의 각각 다른 부분에서 영상

신호를 받아들이고 이 영상들이 조합돼 하나의 종합적인 영상을 이루게 된다. 기존의

MRI는 2~12개의 코일을 사용했다.

MGH의 로렌스 왈드 박사는 이웃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발간하는 ‘기술리뷰지’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감지기는 효과적이지만 아주 작은 부위만 제대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이 감지기들을 덕지덕지 붙이다보니 바가지 같은 모양이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영상은 전체 뇌에서부터 미세혈관까지 세밀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뇌졸중, 뇌종양,

간질, 치매 등의 진단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간질은 환자의 3분의2가 조기진단에 실패해 병이 진행된 뒤 치료를 시작한다. 치매도

초기에 발견하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뇌종양을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로젠 박사는 “편안하게 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면서 “헬멧을

쓰면 약간 죄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진단 중에 잠들 수 있을 정도로 편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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