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교통 소음이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하루 7~9시간을 자고 수면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서도 교통 소음과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11월 6~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성인 10만 8051명의 의료기록과 생활습관 설문 자료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나이 중앙값은 57세였으며, 여성은 58%였다.
교통 소음 노출 수준은 미국 교통부의 자료를 이용해 추정했다. 자동차와 버스, 기차, 항공기 등에서 발생하는 거주지 주변의 24시간 평균 소음을 기준으로 삼았다.
참가자의 33%는 하루 평균 50데시벨을 초과하는 교통 소음에, 55%는 45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45~50데시벨을 보통 빗소리나 키보드 자판을 치는 소리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하루 평균 소음 수준을 반영한 것으로, 하루 종일 그 정도의 소리에 노출됐다는 뜻이 아니다. 또 차량이나 열차가 지나갈 때는 이보다 훨씬 큰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고콜레스테롤·고혈압 등 심장질환 위험요인 발생과 연관
분석 결과, 50데시벨을 초과하는 교통 소음에 노출된 경우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병 등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의 발생 위험이 8~10% 높았다.
연구를 이끈 조셉 응우옌 박사는 이번 분석이 특정 위험요인 하나보다 새로 생기는 위험요인의 수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각각을 따로 살펴봤을 때는 고콜레스테롤과의 연관성이 가장 강했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뒤를 이었다.
50데시벨을 초과하는 교통 소음 노출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수면 상태 양호해도 연관성 비슷…소음 줄이는 환경 중요
연구진은 수면 상태에 따라 이러한 연관성이 달라지는지도 살폈다. 수면장애 진단을 받았거나, 하루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 또는 9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를 수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수면 상태가 양호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교통 소음과 심혈관 건강의 연관성은 비슷했다. 대기오염과 소득, 우울·불안 등 다른 관련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이러한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잠을 충분히 잔다고 해서 교통 소음과 관련된 심혈관 위험까지 상쇄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응우옌 박사는 소음 노출이 많은 사람이라면 창문과 문 등의 차음 성능을 높이고, 침실을 집 안에서 가장 조용한 곳에 배치하거나 수면 중 귀마개를 사용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키이스 처치웰 밴더빌트대 의대 겸임 부교수는 이번 결과가 소음과 대기오염 등 주변 환경도 심혈관 건강과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개인의 노력과 함께 환경 노출을 줄이는 정책과 생활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이미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관찰연구로, 교통 소음이 심혈관질환을 직접 일으켰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자동차·철도·항공기 소음을 함께 분석했기 때문에 소음의 종류에 따른 차이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잠을 잘 자도 교통 소음이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A. 이번 연구에서는 수면 상태가 양호한 사람에게서도 교통 소음과 심혈관 위험의 연관성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만 관찰연구이므로 소음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Q2. 연구에서 말하는 50데시벨은 순간적으로 들리는 소리인가요?
A. 아니다. 거주지 주변 교통 소음의 24시간 평균 추정치다. 자동차나 열차가 지나가는 순간에는 평균보다 훨씬 큰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Q3. 집에서 교통 소음 노출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연구진은 창문과 문의 차음 성능을 높이고, 침실을 집 안에서 가장 조용한 곳에 배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수면 중 귀마개 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가 이러한 방법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