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 (목)

심정지 겪고 심장이식까지⋯제거한 심장에서 혈액암 발견

46세 여성, 위험한 부정맥 반복돼 긴급 이식⋯혈액암 심장·골수까지 침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의사가 청진기로 여성의 심장 상태를 살피고 있다. 중국에서 심정지와 반복적인 부정맥으로 심장이식을 받은 46세 여성의 심장에서 혈액암이 발견된 희귀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가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침과 숨참으로 병원을 찾은 46세 여성이 심정지에 빠졌다. 심폐소생술로 맥박을 되찾았지만 위험한 부정맥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로 제거한 심장을 검사하고서야 혈액암을 발견했다. 암세포는 골수에서도 확인됐다.

중국 저장대 의대 제1부속병원의 천핑·머우윈 연구진은 이 사례를 지난 19일 국제학술지 《BMC 심혈관질환(BMC Cardiovascular Disorders)》에 발표했다.

심정지 뒤 가까스로 소생⋯끝내 심장이식

여성은 약 20일 동안 기침과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을 겪었다. 검사에서 심장을 둘러싼 막에 물이 차 있는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처음에 결핵성 심낭염을 의심했다.

하지만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심장의 아래쪽 공간인 심실이 지나치게 빠르게 뛰는 '심실빈맥'이 나타났고, 심정지에 들어갔다. 의료진은 약 10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심장 박동을 되살렸다.

위험한 부정맥은 이후에도 반복됐다. 약물을 투여하고 전기충격으로 심장 박동을 정상으로 돌리려 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원인은 뚜렷하지 않았다. 심장 혈관이 심하게 좁아진 곳은 없었다. CT와 심장초음파에서도 종양은 보이지 않았다. 의료진은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기는 심근병증을 의심했다.

그사이 심장 기능은 계속 떨어졌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신장과 간 기능까지 나빠졌다. 의료진은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에크모(ECMO)를 사용했다. 그러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입원 35일째 긴급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제거한 심장 곳곳에서 암세포 발견⋯골수도 침범

심장이식 수술 후 제거한 심장을 조직검사하면서 그동안 찾지 못했던 질환이 밝혀졌다.

여성의 심장에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라는 혈액암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면역세포의 일종인 B림프구에서 발생하는 공격적인 암이다.

암세포는 좌우 심방과 심실은 물론 판막과 관상동맥, 심장 주변 조직까지 침범했다. 이식 후 시행한 골수검사에서도 암세포가 나왔다.

연구진은 암세포가 심장 근육과 전기신호 전달 체계에 영향을 미쳐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식한 심장은 초기에는 비교적 정상적으로 기능했다. 하지만 심장 밖으로 퍼진 혈액암까지 치료할 수는 없었다.

이후 여성은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이 급격히 줄었다. 심각한 감염과 출혈도 겪었다. 여기에 면역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혈액세포 감소와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까지 겹쳤다.

의료진은 항암치료와 집중치료를 이어갔다. 그렇지만 환자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가족은 추가 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여성은 퇴원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

심장에 혹이 없었는데⋯왜 발견하지 못했을까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종양이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림프종이 심장을 침범한다고 반드시 혹처럼 뭉치는 것은 아니다. 암세포가 심장 근육과 주변 조직에 넓게 퍼지면 심장초음파만으로 찾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

심장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이 숨은 병변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환자는 상태가 너무 위중해 추가 검사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과 심장 기능 저하에 신속히 대응해야 했다.

연구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심각한 부정맥이 반복된다면 드물게 심장을 침범하는 혈액암도 진단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장 주변에 물이 차거나 혈액검사에서도 이상이 나타난다면 더욱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찬다고 암부터 의심할 필요는 없다. 혈액암이 심장에 침범하는 경우는 드물고, 부정맥의 원인은 훨씬 다양하다.

다만 두근거림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심한 두근거림과 함께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실신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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