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 (수)

두통 때문에 낮잠 잤는데 말투 바뀌어…29세 여성에게 무슨 일이?

3년째 다른 지역 억양으로 말하는 여성…‘외국 억양 증후군’, 발음·말의 리듬 달라지는 드문 질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편두통 때문에 낮잠을 잤다가 평소와 전혀 다른 억양으로 말하게 된 영국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두통 때문에 낮잠을 자고 일어난 뒤부터 평소와 전혀 다른 억양으로 말하게 된 영국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의 말투가 낯설어 큰 충격을 받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매체 더미러에 따르면, 스태포드셔에서 태어나고 자란 베리티 웬트(29)는 2023년 10월 4일 편두통을 가라앉히려고 낮잠을 잤다. 두어 시간 뒤 깨어났을 때는 말이 어눌했고, 약 5분 뒤 말이 다시 또렷해졌지만 억양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잉글랜드 북동부 뉴캐슬 일대에서 쓰는 조디(Geordie) 억양처럼 들리는 말투였다.

웬트는 곧바로 의사를 찾았고, '외국 억양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앞서 진단받은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FND)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봤다고 한다.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는 뇌와 신체 사이에 신호를 주고받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 움직임이나 감각, 말하기 등에 실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한 느낌에 괴로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과 친구들도 달라진 억양에 익숙해졌고, 스스로도 바뀐 억양이 자신의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발음과 말의 리듬 달라지는 드문 상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외국 억양 증후군은 말소리를 내는 방식이 달라져 다른 나라나 지역의 억양으로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드문 질환이다. 발음과 말의 리듬이 변하면서 듣는 사람이 낯선 억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말하는 속도나 목소리의 높낮이가 달라지고, 특정 소리를 길게 늘이거나 단어나 문장 중간에 불필요한 쉼이 길어질 수 있다. 일부 소리를 빠뜨리거나 다른 소리로 바꾸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겹치면 평생 사용해 온 말투가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다. 즉 마치 다른 억양으로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언어 전문가나 해당 억양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 말투가 실제 억양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뚜렷한 구조적 이상 없이 나타날 수도

외국 억양 증후군은 크게 구조적 유형과 기능적 유형으로 나뉜다. 구조적 유형은 말할 때 사용하는 근육을 조절하는 뇌 영역이나 관련 신경 연결이 손상됐을 때 나타난다. 뇌졸중과 외상성 뇌손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기능적 유형은 증상을 설명할 만한 뚜렷한 구조적 손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다. 발작 후 나타나거나 편두통과 함께 발생하기도 하며,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와 관련되기도 한다. 구조적 손상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증상은 실제로 나타난다. 다만 기능적 유형이 발생하는 정확한 과정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언어치료가 도움…회복 기간은 원인에 따라 달라

진단 과정에서는 신경과 전문의나 언어치료 전문가가 말하기 양상과 동반 증상 등을 평가한다. 필요에 따라 신경학적 진찰과 뇌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시행해 뇌 손상과 다른 원인을 확인한다.

치료는 원인이나 관련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언어치료는 달라진 발음과 말의 리듬을 개선하거나, 더 편하게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변에서 증상이 실제인지 의심하거나 말투를 놀리는 등의 경험은 불안과 우울을 키울 수 있어 정서적 어려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증상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원인과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며칠 안에 회복하기도 하지만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영구적으로 남을 수도 있다.

외국 억양 증후군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말의 변화는 뇌졸중 등 응급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평소 편두통이나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가 있더라도 새롭게 말이 어눌해지거나 발음이 달라졌다면 기존 질환 때문이라고 넘기지 말고 즉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외국 억양 증후군은 실제로 다른 나라의 억양을 갖게 되는 질환인가요?
A. 발음과 말의 리듬이 변해 다른 나라나 지역의 억양처럼 들리는 상태입니다. 실제 해당 지역의 억양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Q2. 뇌 손상이 없어도 외국 억양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나요?
A. 네. 증상을 설명할 만한 뚜렷한 구조적 손상이 확인되지 않는 기능적 유형도 있습니다. 편두통이나 발작, 기능성 신경장애와 관련되기도 합니다.

Q3. 외국 억양 증후군은 치료하면 회복되나요?
A. 원인이나 관련 질환을 치료하고 언어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다만 회복 여부와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영구적으로 남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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