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6일 (화)

“흔한 혈압약 부작용 아니다?”…다리 부은 60대男에, 뜻밖의 진단

간을 복벽에 고정해 주는 ‘간 낫 인대’(간 겸상인대)에서 악성 고립성섬유종 발생…수술 후 폐·림프절 전이된 것으로 확인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남성이 벤치에 앉아 부기가 오른 다리를 만지고 있다. 흔한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상당수가 종아리, 발목, 발이 퉁퉁 붓는 말초 부종을 약물 부작용으로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부작용 증상과 다른 질병을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혈압이 높던 61세 남성은 최근 다리가 퉁퉁 붓는 증상으로 지역 병원을 찾았다. 이 환자는 평소 고혈압치료제 중 널리 쓰이는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의 약물인 암로디핀(성분명)을 복용했다. 환자는 이 혈압약이 부작용으로 다리 부종(하지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다리가 붓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다리 부기가 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자, 인근 병원을 찾아 복부 비조영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윗배에 큼직한 고형 종괴(덩어리)가 자리 잡고 있고, 양측 폐에서도 작은 결절(혹)이 많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이후 정밀 검사를 위해 복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간의 앞쪽 표면에서 비롯돼 간을 복벽에 고정해 주는 ‘간 낫 인대’를 뒷쪽으로 밀어내는 종괴가 발견됐다. 간 낫 인대(간 겸상인대)는 간과 앞쪽 복벽·가로막(횡격막)을 연결하는 복막의 낫(또는 초승달)처럼 생긴 얇은 주름이다.

의료진은 처음에는 소장에 생기는 위장관 기질성 종양(GIST)을 의심해 개복술로 종양을 깨끗이 잘라냈다. 하지만 떼어낸 조직을 정밀 검사한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이 종양의 정체는 ‘간 낫 인대’에서 발생한 악성 '고립성 섬유종(SFT)'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술 후 6개월 만에 시행한 추적 관찰 CT에서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배 속에는 다행히 재발 흔적이 없었지만, 처음에 발견됐던 폐 결절이 눈에 띄게 커져 있었고 새로운 결절도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쇄골상부, 폐문부, 대동맥 주위 등 온몸의 림프절까지 비대해져 있었다. 환자는 평소 고혈압(일본 기준 140/80mmHg 초과) 외 기관지천식과 비만(체질량지수 30.5kg/m²)도 앓고 있었다.

암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정밀 양전자단층촬영(PET-CT)과 림프절 조직검사를 진행한 결과, 혈행성 및 림프관을 통해 폐와 림프절로 원격 전이된 고립성섬유종으로 최종 확진됐다. 이 환자는 수술 후 13개월 만에 본격적인 전신 치료를 위해 전문 암 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이어갔다.

일본 쇼와의대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연구팀은 연구 결과(A Case of Malignant Solitary Fibrous Tumor of the Hepatic Falciform Ligament)를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했다.

전 세계 임상 연구와 의학 문헌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암로디핀을 복용하는 환자의 약 5∼15%(최대 10∼30%)가 발목, 발, 종아리 등이 퉁퉁 붓는 말초 부종을 겪는다. 암로디핀 부종은 이처럼 매우 흔하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환자와 의사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국내 고혈압 환자 수가 1000만 명을 훌쩍 넘는 가운데,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의 암로디핀 단일제 및 이를 포함한 복합제는 동네 의원부터 대형 병원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1차 치료약이다. 그런 만큼 이 약의 흔한 부작용인 ‘발목이나 다리 부종’을 주변에서 매우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사례는 누구나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흔한 증상 뒤에 희귀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이 남성처럼 단순한 부작용으로 생각해 방치할 경우, 몸속에 숨어 있는 희귀 암이나 심각한 내과적 질환의 신호를 놓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리 등 부위의 부기가 빠지지 않고 계속되거나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정밀 검사로 근본 원인을 밝혀내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립성섬유종(SFT)은 원래 섬유모세포에서 비롯된 중간엽성 종양이다. 주로 흉부(흉막)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복부나 골반 등 신체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다. 수막 외 SFT의 연간 발생률은 인구 1000만 명당 약 6.1명으로 환자가 썩 많지 않다. 하지만 무슨 병이든 자신에게 닥치면 절박한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SFT는 성장 속도가 느리고 양성 경과를 보인다. 일부는 수술 후 수년이 지나도 국소 재발이나 원격 전이를 일으킨다.

특히 이번 연구는 간을 복벽에 고정해 주는 얇은 복막 구조물인 ‘간 낫 인대’에서 발생한 고립성섬유종 가운데 원격 전이가 확인된 세계 첫 사례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기존에 보고된 간의 낫 인대 고립성섬유종은 모두 전이가 없었으나, 이번 환자는 조직학적 위험도가 중간 단계였는데도 폐와 림프절 전이를 보였다.

암 전문가들에 의하면 SFT 진단의 핵심 지표인 CD34 단백질의 발현이 소실되거나, 드물게 사이토케라틴 양성 반응이 겹칠 경우 조직학적 점수가 낮아도 공격적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희귀 연조직 종양은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전이가 가장 흔히 발생하는 폐 등을 중심으로 더 철저하고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고립성섬유종(단독섬유종)은 어떤 병인가요?

A1. 주로 흉부나 복부 등에서 발생하는 드문 중간엽성 종양으로, 대부분 양성이지만 일부는 수술 후에도 재발이나 원격 전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Q2. 간 낫 모양 인대에서 생긴 종양도 간암인가요?

A2. 아닙니다. 간을 복벽에 고정해 주는 주변 구조물인 낫 모양 인대의 섬유모세포에서 기원한 종양이므로, 일반적인 간세포암(간암)과는 종류가 완전히 다릅니다.

Q3. 수술을 잘 마쳤더라도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뭔가요?

A3. 이번 사례처럼 조직학적 위험도가 아주 높아 보이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 폐나 림프절 등으로 원격 전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치 판정 후에도 꾸준히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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